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가채점 등급 뚝뚝… 수능 응시생 ‘멘붕’

입력 | 2016-11-19 03:00:00

국영수 1등급 컷 최대 7점 떨어져… 최저등급 못 맞춰 수시포기 고민 토로
전문가 “속단 말고 수시전형 최선을”… 한국사 14번 문항, 복수정답 가능성 커
상위권大 인기과 380점대 예상




 

‘불수능 불똥’ 떨어진 고3 교실 ‘불수능’으로 수험생들을 ‘멘붕’에 빠뜨린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8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에서 고3 수험생들이 가채점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내가 이러려고 재수했나 자괴감 들어.’ 근래 가장 어려웠던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정답이 발표된 후 가채점을 해 본 한 재수생은 ‘멘붕(멘털 붕괴)’에 빠졌다. 남들보다 1년 더 공부했지만 오히려 성적이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이란 걱정 때문이다.

 18일 입시 전문 학원들이 발표한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서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영역의 1등급 컷이 예년보다 최대 7점까지 떨어지고, 사회·과학 등 탐구 영역에서도 최대 5점까지 떨어지는 과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수능’의 여파가 수능 이후로 예정된 수시 논술 및 면접 전형 응시 포기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수능 최저기준을 만족시켜야 하는 대학에 지원한 학생들은 “가채점 후 너무 괴로웠다”며 “최저를 못 맞출 것 같아 논술 준비에 헛돈 날리기 싫다”고 토로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신의 가채점 등급을 공개하고 해당 성적으로 논술을 보러 가야 할지를 묻는 글이 하룻밤 사이에 수백 개가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속단하지 말고 신중하라고 조언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2, 3등급의 컷은 큰 변화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등급 때문에 논술이나 면접을 포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등급 컷이 내려가도 표준점수는 오히려 높아질 수 있으니 일단 남은 수시 전형을 최대한 열심히 치르고, 안 되면 정시를 노려도 된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에서 한국사 14번 문항(홀수형)이 오류 논란에 휩싸였다. 대한매일신보(大韓每日申報)에 대한 옳은 설명을 고르라는 문제였는데,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국채보상운동을 지원하였다’는 1번을 정답으로 발표했다. 수능이 끝난 후 한 수험생은 홈페이지에 5번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논한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하였다’는 것도 정답이 될 수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일부 학원도 “복수 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매일신보는 1905년 11월 27일자 호외에 시일야방성대곡을 영문으로 번역한 내용을 게재했다. 평가원은 “엄중하게 검토한 뒤 28일 최종 정답을 발표하겠다”고 밝혀 복수 정답을 인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2017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인기학과에 지원하려면 수능 원점수 기준으로 인문계는 380점대 중반, 자연계는 380점대 초반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메가스터디, 종로학원하늘교육, 대성학원 등은 서울대의 예상 합격선은 의예과가 388∼389점, 경영은 388∼390점, 국어교육은 384∼386점으로 추정했다. 연세대 경영은 385∼387점, 의예는 387∼388점으로 예상됐고, 고려대 경영은 383∼386점, 의대는 381∼382점이 합격선으로 예측됐다.

노지원 기자 z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