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만난 뒤 측근들에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는 타입이더라. 선거 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회담을 마친 뒤 주변에 "트럼프 당선인이 일본에 대해 많이 공부를 했더라. 회담은 매우 잘 진행됐고 (앞으로) 잘 해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아베 총리가 회담에서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미일 관계와 세계 정세 전반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과 폭 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반대해 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염두에 두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절실하게 설명했고 트럼프 당선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회담 뒤 "이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안보나 경제면에서도)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아베 총리는 처음 만났을 때 자신에 대한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도 오히려 트럼프 당선인이 편했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일본 정부 내에서는 벌써부터 '두 사람은 기질이 통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정권의 실세가 될 것으로 관측되는 당선인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주미 일본대사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