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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없고 돈도 없고… 평창올림픽 어쩌나

입력 | 2016-11-21 03:00:00

‘최순실 게이트 직격탄’ 흥행참패 우려
“崔 일가 위해 올림픽 하나” 반감 확산… 입장권 발매 내년으로 4개월 연기
예산도 부족한데 대기업 후원 기대난… 문체부 담당 차관-국장들 모두 교체
가뜩이나 힘든 지원 받기 더 어려워져




‘최순실 게이트’의 직격탄을 맞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짓고 있는 올림픽 플라자(개·폐회식장) 공사 현장. 평창=전영한 기자scoopjyh@donga.com

 25, 26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에서 열리는 2017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빅에어’를 시작으로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은 본격적인 테스트 이벤트에 돌입한다. 테스트 이벤트는 올림픽 개막에 앞서 대회 시설과 운영 등을 점검하고,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행사다.

 하지만 불과 1년 3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은 최순실 일가가 평창 올림픽을 통해 사욕을 채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평창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창 올림픽에 대한 국민의 반감은 이미 위험 수준이다. 인터넷에는 ‘최순실 일가 잘되게 하려고 올림픽을 유치했나’ ‘지금이라도 올림픽을 반납해야 한다’ 등의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흥행 참패는 물론이고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도 장담할 수 없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유료 테스트 이벤트에는 전체 수용 인원의 20% 정도 관중을 예상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커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에도 올림픽에 대한 관심은 썩 높지 않았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당초 지난달부터 입장권 발매를 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의견을 받아들여 발매시기를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올림픽 티켓 판매와 정산 등을 책임질 금융 후원사를 찾지 못한 것도 한 이유였다. 예산 부족도 심각하다. 조직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논의 중인 제4차 재정계획에 따르면 지출은 2조8000억 원, 수입은 2조4000억 원으로 4000억 원가량이 부족하다. 부족한 부분은 스폰서 확보 등으로 메워야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림픽 담당 차관(김종 전 차관)과 국장들이 모두 교체된 상황이다. 이전에도 정부에서 예산을 얻기가 쉽지 않았는데 앞으론 더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미르 및 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에 이르는 돈을 내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대기업들도 조직위에 선뜻 후원금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예산’ 892억 원을 자진 삭감한 문체부도 올림픽에 당장 돈을 내주기 어렵다. 시설 부문을 맡고 있는 강원도는 올림픽 경관 개선과 올림픽 붐 조성 등을 위해 예산 1200억 원을 국회에 요청했으나 국회가 이를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조직위 관계자는 “올림픽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올림픽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