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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 ‘빈 손’ 마감…부진 탈출하려면?

입력 | 2016-11-21 17:14:00


리디아 고(19)는 57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빈 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시즌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을 차지했었던 리디아 고는 21일 막을 내린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최저타수, 상금, 올해의 선수 등 주요 부문을 모두 2위로 마쳤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에서 그는 2라운드에 10언더파를 몰아쳐 다관왕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으나 3라운드 1오버파로 뒷걸음한 뒤 4라운드에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리디아 고의 기세는 맹렬했다. 3월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을 포함해 2연속 정상에 올라 올해 역시 리디아 시대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5월에만 3승을 거둔 에리야 쭈타누깐에게 추격을 허용하더니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 이후엔 무관에 그쳤다. 아시아 지역 대회에서는 한 번도 톱10에 진입하지 못하는 부진에 허덕였다.

리디아 고는 10월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끝난 뒤 2년 동연 10승을 합작했던 캐디와 결별했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디아 고가 스윙 변화로 특유의 정교함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고덕호 해설위원은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백스윙 때 가파르게 클럽을 들어올리면서 방향성이 나빠졌다. 왼쪽으로 날아가는 공이 많아지다 보니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이 떨어졌고, 버디도 줄었다"고 말했다. 체력 보강과 목표 재설정도 과제로 꼽힌다. 리디아 고는 "잊지 못할 시즌이었다. 앞으로 한 달 정도는 클럽을 쳐다보지 않고 쉴 생각이다. 골프채도 내가 싫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선수들은 LPGA투어에서 시즌 9승을 합작해 최근 3년 연속 10승 이상 행진을 멈췄다. 장하나가 한국 선수 최다승인 3승을 올렸고, 김세영은 2승을 거뒀다. 2승만 올린 미국 선수들의 부진 속에 쭈타누깐, 펑산산 등 아시아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내년 시즌에는 간판스타 박인비가 복귀하고, 박성현이 가세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