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을 수상한 전인지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에서 끝난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서 마지막 기적 같은 버디 행진으로 리디아 고를 제치고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전인지. 사진제공 | LPGA
■ 막 내린 2016 LPGA
CME그룹 챔피언십 마지막 홀 기적의 버디
리디아 고에 평균타수 0.013타 앞서며 1위
낸시 로페즈 이후 38년만에 2관왕 신인 탄생
‘0.013’.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을 들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건 딱 하나의 버디였다.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올 시즌 마지막 대회, 마지막 18번홀에서 가장 어려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제치고 극적으로 베어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우승상금 5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 우승경쟁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 사흘 전 올해의 신인상을 받은 전인지와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의 베어트로피 싸움이었다.
버디 하나의 주인공이 갈릴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대회 개막 전 상황은 리디아 고가 유리했다. 시즌 평균타수 69.611타로 전인지(69.632타)보다 0.021타 앞섰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날 전인지와 리디아 고가 같은 조에서 만났다. 둘은 나란히 11언더파로 4라운드를 시작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베어트로피는 리디아 고의 품에 안기는 상황. 더욱이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 무려 10언더파를 치는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었다.
전반 9홀까지는 여전히 안개 속이었다. 후반 들어 리디아 고가 한발 앞서 나갔다. 10번홀(파4)부터 12번홀(파3)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베어트로피에 다가섰다.
전인지는 “마지막 퍼트가 베어트로피를 결정하는지 알지 못했다. 정말 대단한 퍼트였다”고 기뻐했다.
전인지의 베어트로피 수상은 박세리(2003 년), 박지은(2004년), 최나연(2010년), 박인비(2012, 2015년)에 이어 한국선수로는 5번째다. 또 신인이 한 해 2개 이상의 타이틀을 획득한 건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38년 만이다.
● 한국 9승 합작, 쭈타누간 새 강자 등극
10개월 동안 이어진 2016시즌 미 LPGA 투어가 막을 내렸다. 김효주(21·롯데)의 개막전 바하마클래식 우승을 시작으로, 21일 막을 내린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찰리 헐(잉글랜드)까지 모두 18명의 우승자가 탄생했다.
아리야 쭈타누간(태국)의 돌풍이 거셌다. 5월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데뷔 첫 승을 올린 이후 킹스밀 챔피언십, 볼빅 챔피언십까지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거뒀다.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LPGA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섰다.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을 공동 4위로 끝낸 쭈타누간은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그리고 100만 달러의 보너스 상금이 걸려 있는 레이스 투 CME 글로브 우승을 차지하며 가장 뜨거운 시즌을 보냈다.
반면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체면을 구겼다. 5승으로 가장 많은 우승트로피를 올렸지만,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타이틀은 쭈타누간에게 내줬고, 베어트로피마저 전인지에게 빼앗기면서 무관에 그쳤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