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구원왕’ 김세현 “내 공에 대한 믿음 확실해졌다”

입력 | 2016-11-22 09:30:00

올 시즌 KBO리그 구원왕은 넥센 김세현이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자기 공을 믿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36세이브를 따내며 넥센의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내 공에 대한 믿음이 확실해졌다”고 말할 정도로 한 뼘 성장했다. 스포츠동아 DB


마무리투수의 필수 덕목은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다. 지난해까지 넥센 마무리투수 김세현(29)은 둘 중 하나만 갖춘 투수였다. 구위는 KBO리그 최고 수준이었지만, 그 좋은 공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 올해 넥센의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 김세현을 지켜본 이들도 “구위는 최고인데, 확신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김세현이 이 같은 우려를 기우로 바꾸는 데 걸린 시간은 정확히 한 시즌이었다.

김세현은 올 시즌 62경기에서 2승36세이브, 방어율 2.60의 성적을 거뒀다. 62.1이닝 동안 7개에 불과했던 볼넷은 김세현의 변화를 보여준 한 단면이었다. 그 반대급부로 피안타율(0.274)이 다소 높았고, “너무 쉽게 승부한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제구 불안을 떨쳐내고 마무리로 정착한 것 하나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줄만했다. 게다가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든 구원왕 타이틀을 마무리로 나선 첫해에 거머쥐었으니 이보다 좋은 성공체험도 없다. 스프링캠프 당시 “마무리투수라면 30세이브 이상 따내야 한다”라고 했던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4월2일과 3일 고척 롯데전에서 2연속경기 실점하며 우려를 낳았다. 모두가 한 번 흔들리면 와르르 무너지곤 했던 과거의 김세현을 떠올렸다. 이번에는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시작이 좋지 않았으니, 끝은 좋을 것이다. 내 뒤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이 정말 커졌다.” 비록 8개의 블론세이브를 범했지만, 기존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는 물론 스플리터와 서클체인지업까지 섞어 상대 타자를 압도했다. 맹목적인 투구에서 탈피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하는 투수로 변했다는 증거다.

김세현은 “(마무리투수가) 압박이 심한 자리라 많이 떨리기도 했다. 이제는 내 공에 대한 믿음이 확실해졌다. 야구에 대한 간절함도 커졌다”며 “내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투구하면 뜻대로 된다. 그만큼 믿음과 멘탈이 강해졌다. 이는 경력이 쌓이면서 바뀔 수 있는 부분이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위상이 확 달라졌지만,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 최소 3년간 꾸준히 성적을 유지하며 자신의 평균치를 만들어야 한다. 김세현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다소 높았던 피안타율과 승계주자 실점 허용률(0.516) 등의 기록은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 김세현은 “구원왕 타이틀을 얻었지만, 올해 유독 운이 좋기도 했다. 앞으로 승계주자 실점과 피안타율 등의 기록을 보완하는 데 신경 쓰면서 제구도 더욱 다듬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