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국민의당 당론으로 채택… 29명 이상 與 찬성표 확보가 관건
비박 설득 거쳐 다음주 이후 발의할듯… 靑 ‘국회 추천 총리’ 입장 오락가락
12년만에 다시 ‘탄핵 정국’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 참석한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위 사진 왼쪽)와 추미애 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아래 사진 왼쪽)와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 탄핵 추진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며 “이를 위해 당내에 탄핵추진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 시기와 추진 방안에 대해 즉각 검토하겠다”며 “여전히 최선의 방책은 박 대통령이 스스로 사임을 결심하는 것”이라고 탄핵 추진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의총에서 탄핵 즉각 추진 목소리가 대다수를 차지하자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다. 국민의당도 비상대책위원회·의원 연석회의에서 탄핵 발의를 당론으로 정했다.
정의당을 포함한 야권이 탄핵 추진에는 동의했지만 탄핵 국회 통과에 필요한 여당 의원 29명 이상의 찬성표 확보 등 사전 준비 작업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탄핵안 발의 시점은 적어도 이번 주는 지나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회 국무총리 추천’ 문제에 대해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이견을 드러내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혼란상이 빚어질 우려도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 총리를 추천해 달라는 입장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야당은 대통령이 제안한 것과 다른 뜻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조건이 좀 달라졌으니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8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총리에 좋은 분을 추천해 준다면 총리로 임명해서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약속한 것을 철회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정 대변인은 출입기자단에 다시 문자메시지를 보내 “국회의장 방문 시 대통령이 총리 권한에 대해 한 말에서 입장 변화가 없다”며 “야당과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민동용 mindy@donga.com·장택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