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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할테면 하라는 靑 ‘2004년 판박이’

입력 | 2016-11-22 03:00:00

[탄핵 정국]당시에도 여소야대-여당 분열
현재 법사위원장 與소속인건 차이





 

정치권이 다시 한번 ‘탄핵 정국’으로 돌입하고 있다.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에 이은 두 번째다.

 올해와 2004년 모두 현직 대통령의 실정법 위반 논란이 탄핵 정국의 단초가 됐다. 이번에는 박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의 피의자로 규정된 것이, 2004년엔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이 각각 탄핵 사유였다.

 두 대통령은 모두 탄핵을 피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전날 검찰의 발표를 두고 “헌법상·법률상 대통령의 책임 유무를 명확히 가릴 수 있는 합법적 절차에 따라 이 논란이 매듭지어지기를 바란다”라며 탄핵 정국의 불을 지폈다. 2004년 당시 노 대통령도 탄핵안 가결 전날까지도 “탄핵을 모면하기 위해 (선거법 위반을) 사과하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버텼다.

 국회 지형 역시 여소야대로 대통령에게 불리하다는 점도 닮았다. 새누리당이 4·13총선에서 참패해 의석수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더 많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2004년 국회도 ‘1여 3야’ 구도였다. 야권 관계자는 “2004년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었던 데는 여당이 분열된 탓이 컸다”라며 “이번 역시 새누리당 내의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규모와 힘에 탄핵 성사가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탄핵안 가결 시 탄핵소추위원으로 탄핵을 주장하는 검사 역할을 해야 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이번에는 여당 몫(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라는 점이 변수다. 2004년 당시 법사위원장은 야당인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이었다.

 또 야당의 탄핵 추진 결정에도 불구하고 실제 탄핵안 가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도 미지수다. 노 대통령 탄핵 당시 야권은 2003년 10월부터 탄핵을 언급했지만, 실제 탄핵안을 발의한 것은 이듬해 3월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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