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문화벤처단지 입주… 수억 예산 혜택
해당사, 입주 공고 당일 만들어져… 차은택 씨 단골업체와 주소지 같아

21일 동아일보 취재 결과 올해 한 스타트업 기업이 공개한 3차원(3D) 캐릭터가 2013년 차 씨 석사학위 논문에 나온 캐릭터와 같다는 의혹(본보 10월 13일자 A27면 참조)의 배경에는 차 씨의 ‘셀프 발주 및 수주’ 행태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차 씨가 자신의 아이템을 본인 영향력 아래에 있는 회사에 주고 정부 예산 혜택을 받게 한 것이다.
차 씨의 셀프 수주는 3D 캐릭터 ‘나나걸스’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차 씨는 캐릭터 개발을 위해 2011년 ‘아이컴프미디어’를 세웠다. 2013년 6월 자신의 석사학위 논문에 이 캐릭터를 소개하고 두 달 뒤 삼성전자 갤럭시탭3 글로벌 광고에 공개했다. 하지만 큰 반향 없이 자취를 감췄다. 그랬던 나나걸스는 지난달 스타트업 기업인 ‘푸른고래픽쳐스’를 통해 ‘고고로켓씨스타’로 부활했다. 고고로켓씨스타는 캐릭터의 이름과 생김새가 나나걸스와 판박이다. 이 과정에 차 씨의 이권 개입 정황이 짙다. 지난해 2월 아이컴프미디어 대표직에서 돌연 사임한 차 씨는 두 달 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을 맡았다. 그해 12월 푸른고래픽쳐스는 13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했는데 이때 차 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창조벤처단지는 사무실 임차료와 마케팅 자문 등으로 수억 원대의 정부 혜택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문화창조융합본부가 사실상 사업을 주도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박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