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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또 한류금지령?… 관련업계 화들짝

입력 | 2016-11-22 03:00:00

현지 인터넷 매체 “사드 보복조치”… 한류 프로그램-광고 금지설 나돌아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주가 폭락… 中외교부 “들은바 없다” 확인 안해줘




 중국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류(韓流)를 제한하기로 했다는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이 중국 인터넷 매체 등에서 퍼지고 있다. 7월 12일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한 뒤 나돌았던 것과 유사하지만 일부 내용이 추가돼 ‘한한령이 업그레이드됐다’는 제목까지 붙었다. 그 여파로 21일 한국 증시에서는 엔터테인먼트와 화장품 등 한류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하지만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금한령(禁韓令)이라는 것을 들은 바 없다”며 확인해 주지 않았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한국 내 사드 배치를 결연히 반대한다”며 “중국인들은 사드 배치에 불만을 표명했고 유관 부문도 이미 이런 정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이바이인왕(第一白銀網) 등 인터넷 매체들은 이날 중국 지방정부의 위성TV는 물론이고 인터넷 동영상 포털방송 등에서도 한국 드라마와 영화, 예능 방송 등의 방영을 중단시키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류 연예인들이 중국 방송 등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게 되고 한류 스타가 출연한 광고도 금지된다는 것이다. 위성방송에서 이미 판권을 주고 수입한 한류 스타 출연 프로그램들은 재편집해 삭제한 뒤 내보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중국의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이 같은 규제를 문서로 내려보내지 않고 관련자들을 직접 불러 구두로 지시하기 때문에 포착되기도 어렵고 문제 삼기도 어렵다는 인터넷 매체의 보도 내용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보도 내용 중 ‘19일부터 한한령이 이미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판 유튜브인 유쿠(優酷) 등에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 연예 프로 등은 여전히 방영되고 있다.

 국내 관련 업계에서도 “사드 배치 용지가 확정되는 등 진전이 있어 중국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특별한 변화는 없다”며 “중국 인터넷 매체 보도 내용이 상당수 사실이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한류금지령 여파로 한류 관련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콘텐츠 제작회사들의 주가가 폭락했으며 중국인 소비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관련주도 타격을 받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업종 대표 종목인 에스엠이 8.16%,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6.9% 폭락하며 52주 신저가로 곤두박질쳤다. 쇼박스(―14.57%), 초록뱀(―8.03%), CJ CGV(―4.37%) 등도 52주 신저가를 갈아 치웠다. 이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 이슈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이건혁·정양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