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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7명중 1명 더 사퇴하면 식물헌재…박근혜 탄핵 심리 불가”

입력 | 2016-11-22 10:36:00

김종대 전 헌재 재판관 “재판관 7명중 1명 더 사퇴하면 식물헌재…심리 불가”


야3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 뜻이 ‘100만 촛불 민심’으로 표출됐음에도 그간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미적거린 이유는 국회(재적의원 2/3 찬성)는 물론 헌법재판소(헌재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찬성) 통과를 확신하지 못 했기 때문. 새누리당 비주류 일부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동참키로 하면서 의결 정족수 200명은 넘길 전망. 그렇다면 헌재의 상황은 어떨까.

김종대 전 헌재 재판관은 21일 “탄핵 사유는 충분히 된다”면서도 헌재 통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헌재 재판관 9명 중 2명의 임기가 곧 끝나는 게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한철 헌재소장은 내년 1월, 이정미 재판관은 내년 3월까지가 임기다. 헌재법에 따르면 헌재소장은 헌법재판관 중에서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 대통령은 박 소장을 대신할 새로운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후 그를 다시 소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인사주도권이 대통령에 있기에 국회의 동의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 전 재판관은 탄핵 절차에 들어가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 되는데, 국무총리의 직무수행은 임시적 직무수행이라고 보는 게 다수 학설이기에 대통령의 고위급 인사권까지 대행하기 어렵다고 봤다.
아울러 “(총리)대행이 헌재 소장을 임명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러면 7명이 가는 것”이라며 “그런데 헌법재판소법에 보면 의결정족수도 나와 있지만 심리를 하기 위한 정족수도 나와 있다”고 다른 변수도 설명했다.

그는 “심리를 해 나가는데 필요한 정족수도 7명 이상”이라며 만약 7명 중 1명이라도 심리 거부를 하면 심리 자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우리 헌법재판관 중 그럴 분이 없다고 생각이 되지만 그래도 무조건 탄핵을 막아내야겠다는 소신을 가진 재판관이 있다면, 그 한 명이 사퇴를 해 버리면 헌재는 식물헌재가 된다. (심리 자체를 못해 표결은 당연히) 못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재재판관이 보충될 때까지 공전하는데 보충이 안 되면 이 나라가 부지하세월(일이 언제 이루어질지 그 시기를 알지 못함) 혼란 속에 빠진다”고 우려했다.

김 전 재판관은 남은 7명이 정상적인 심리를 진행할 경우 민심이 영향을 끼치느냐는 질문에 “작용한다”면서 “특히 촛불 집회에 대해서 청와대가 ‘아주 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했는데, 헌법재판관들도 똑같다. 이 일을 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공직자들은 국민의 그 뜻을 받아들이는 것이 공직자의 본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헌재 재판관들의 의지만 있다면 두 달 안에 해낼 수 있다면서 “밤새워서 하면 된다. 국민들이 이럴 상황인데 봉사자들이 밤 좀 새우면 안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헌재 재판관 중 매우 보수적인 인물은 반대할 거라는 시각이 있다는 지적에 “저는 이 사건을 보수, 진보로 가리는 것이 아니고 애국, 비애국으로 갈라야 한다고 본다”며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느냐, 개인 사랑하는 마음이 있느냐’ 공과 사에서 갈려나가는 문제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끔 사석에서 만나기도 하는데 (전부 애국자고) 아주 훌륭한 분들”이라며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될 헌재에서도 통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