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세계적인 미남 배우 록 허드슨은 1985년 에이즈(AIDS)로 사망하기 전, 병으로 인해 생긴 몸의 반점까지 대중들에게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그 당시에는 치료제도 없었지만 수 많은 연구와 의학의 발전으로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계속 개발되어 신속히 치료하면 정상인과 비슷한 수명을 살게 되었다.
허드슨이 죽은 지 30 여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HIV 감염인은 약 3,670만 명에 달한다. 유행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사망한 환자수도 그와 비슷하다. UNAIDS 조사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HIV 신규 감염인 숫자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고, 특히 2015년 현재 에이즈로 인한 사망률은 10년 전에 비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이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5년 말까지 국내 HIV 감염인의 총 수는 12,658명이 진단되고 2,154명이 사망하여 10,502명이 생존해 있다. 절대적인 숫자는 외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하지만 신규 감염인은 2000년 219명에서 2015년 1,152명으로 크게 증가하였고 특히 20-30대 연령층과 10대 연령층의 증가율이 높다.
이처럼 신규 감염인이 상당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HIV 검진율은 턱없이
낮은 편으로 추가적인 HIV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 어떤 젊은 환자는 너무 늦게 진단되어 반신마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혹시 HIV 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습니까?’ 묻고 싶다. 초기 감염 시 감기 증상 후 잠복기로 진행하기 때문에 아무도 자신이 HIV에 감염되었다고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 년 후 나타나는 증상은 일부 환자에서는 평생의 비극이 될 수 있다.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확실히 그렇다. 2015년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에이즈예방협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조사 대상자의 11.1%만이 HIV 검사를 받아 본 적이 있다고 하였고, 이 중에서 30.8% (전체 대상자의 3.4%)가 1년 이내 HIV 검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관계 시 콘돔 사용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빈도가 48.9%임을 고려할 때 HIV 검진율은 너무 낮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HIV 검사를 받으면서 전 국민에게 홍보하고 있고, 일부 도시에서는 HIV 검진율이 90%를 넘기기도 한다.
신형식 대한에이즈학회 회장
최근 하루 한 알 복용하는 약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 달에 한 번 맞으면 되는 주사제의 전세계 임상시험이 시작되었다. 또한 HIV 감염 예방약의 획기적인 효과가 다수 발표되어 HIV 감염 확산방지 정책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 대한에이즈학회에서도 HIV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 요법 지침을 제정, 공표할 예정이다. 모든 사람이 성관계로 HIV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성관계 시 반드시 콘돔 사용과 같은 예방조치를 취하고 정기적으로 HIV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형식 대한에이즈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