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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한미, 시련 딛고 다시 뛴다”… 글로벌 신약 도전 지속

입력 | 2016-11-23 03:00:00

글로벌신약
오픈 이노베이션 통한
글로벌신약 개발 전략 박차

바이오·항암분야 등
신약 R&D 투자 계속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의 ‘올무티닙’(내성표적 폐암신약) 권리 반환으로 시작된 일련의 시련을 딛고, 신약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소비자와 관계자들에게 혼선을 일으킨 잘못에 대해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현재 진행 중이거나 향후 전개될 신규 사업은 차질 없도록 모든 역량을 재결집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한국형 R&D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도입해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다양한 신약 개발 차질 없이 진행 중


 베링거인겔하임의 올무티닙 권한 반환이 큰 이슈가 됐지만, 이는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30여 개 신약 중 1개에 불과하다. 한미약품은 올무티닙 권한 반환 직전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항암신약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는데,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한미약품의 신약 연구개발(R&D) 투자 가치가 예전과 동일하다고 평가했다.

 일라이릴리와 체결한 면역질환치료제(HM71224)는 최근 글로벌 2상이 시작됐으며, 미국 스펙트럼사가 개발 중인 지속형 호중구감소증치료제 ‘에플라페그라스팀’은 현재 글로벌 3상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에플라페그라스팀은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바이오 분야 우수기업 장관상을 수상한 한미약품의 유망 신약 중 하나다.

 스펙트럼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의 임상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이 보건복지부 ‘시스템통합적 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공동 개발 중인 다중표적 항암신약으로, 스펙트럼은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포지오티닙의 미국 2상에 돌입했다.

 작년 라이선스 계약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퀀텀프로젝트’는 파트너사인 사노피가 2017년 임상 3상 계획을 명문화하면서 임상 계획이 명확해졌다. 당초 2016년 4분기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퀀텀프로젝트(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은 생산지연 이슈로 다소 늦춰져 2017년 시작되며, 구체적인 임상 계획은 사노피가 발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알레그로 투자 및 연구개발 협약.



한미약품, R&D로 글로벌 제약기업 도약


 국내 R&D 투자 1위 제약기업인 한미약품은 2013년 코스피 상장 제약기업으로는 최초로 R&D 투자액 1000억 원을 돌파했다. 2015년에는 1871억 원을 R&D에 투자했으며, 2016년 3분기 현재 R&D 누적 투자액은 1251억 원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제네릭에서 개량신약, 혁신신약으로 이어지는 현실성 있는 ‘한국형 R&D 전략’을 구축하는 한편,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도입해 전 세계 유망 제약기업 및 바이오벤처와 활발한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연구, 개발, 상업화 과정에서 대학이나 다른 기업, 연구소 등의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전략이다. 

 한미약품은 유망한 바이오 벤처들과의 협력을 통해 R&D 파이프라인 확장에도 매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 1월 미국 안과전문 벤처기업 알레그로와 2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알레그로가 개발 중인 망막질환 치료신약 ‘루미네이트’의 한국·중국 시장 개발·판매권을 확보했다. 당뇨, 암 분야에 집중된 한미약품의 미래가치를 안과 영역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 8월에는 바이오벤처 기업인 ㈜레퓨젠과 바이오신약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인공항체 플랫폼 기술인 ‘리피바디’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안과 및 전신질환(항암, 자가면역)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반기술을 확립하고, 향후 전 임상이 완료된 유망 후보물질에 대해서는 한미약품이 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구체화한다는 취지로 올해 7월 초기 단계의 유망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신생 제약·바이오 벤처 등 투자를 맡을 ‘한미벤쳐스’를 설립했다.

 한미벤쳐스는 초기 단계의 유망신약 후보물질 발굴, 신생 제약·바이오 벤처 등의 전략적 투자 등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투자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상용화 단계에 이른 후보물질 또는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이 담당함으로써, 한미약품그룹과 한미벤쳐스가 협력해 그룹사의 성장동력 확보와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발돋움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과 함께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사업영역 확대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의약품 관리 자동화 시스템 분야 글로벌 기업인 제이브이엠을 주식스와프 방식으로 M&A했다.

 제이브이엠은 병의원 및 약국을 포괄하는 의약품 관리 자동화 시스템 분야 세계 4대 메이저 기업 중 하나인 국내 업체로, 지난 40여 년간 의약품 관리 자동화시스템 분야 연구개발에 매진해 기술력을 축적했다. 현재 출원 진행 및 등록된 국내외 특허건수가 541건에 이르는 등 기술 집약형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제이브이엠은 한미약품그룹의 글로벌 역량과 특화된 영업력 등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약품관리 자동화 시스템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12년, 그리고 0.02%.’ 하나의 글로벌 신약이 탄생하기까지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과 확률이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글로벌 신약 개발 과정은 험난하고 때론 아픈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는 순간들에 직면하지만, 그래도 한미약품의 결론은 ‘글로벌신약’”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미약품은 창조와 혁신의 발상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온 뚝심 있는 기업”이라면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비전과 함께 전 세계 1400조 원에 달하는 의약품 시장에서 새로운 국가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혜 기자 j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