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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의혹’ 김형준 전 부장검사 1차 공판

입력 | 2016-11-22 17:50:00


'스폰서·사건 무마 청탁'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김형준 전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5기)가 "허구 사실"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의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에 대한 1차 공판에서 김 전 부장검사는 "이 자리에 서게 돼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잘못을 반성한다"면서도 "5회에 걸쳐 현금 1500만 원을 받았다는 것은 전혀 진실이 아닌 허공에 떠 있는 허구의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누군가의 입을 통해 그런 말이 나오고 그것이 제가 20여 년간 몸담은 검찰의 특별감찰팀 수사가 이뤄지고 공소장에 기재됐다"며 "재판을 받아야 된다는 자체가 참 가슴이 먹먹하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 측 변호인은 중학교 동창인 김모 씨로부터 받은 향응에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 "검찰은 피고인이 김 씨와 함께 술 마신 부분을 15차례라고 기소했는데 그 중 일부는 함께 술 마신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향응 액수도 액수 미상으로 기재해야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친구 김 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김 씨 역시 "김 전 부장검사가 자기 비밀을 무마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하고 저를 속였기 때문에 자백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김 씨로부터 2012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강남의 고급 술집 등지에서 2400만 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 전 부장검사는 김 씨의 지인에게 수감 중 편의와 가석방 등을 명목으로 500만 원, 본인과 부적절한 관계인 곽모 씨(여)의 오피스텔 보증금 및 생활비 2800만 원 등 총 34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김 전 부장검사는 연녹색 수의에 검정색 뿔테 안경을 쓰고 법정에 첫 출석했다. 기소 이후 처음 마주했지만 김 전 부장검사와 김 씨는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김 전 부장검사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앞서 두 차례의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