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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를 ‘끝판 여왕’ 만든 세가지

입력 | 2016-11-23 03:00:00

완벽에 가까운 스윙 기술에 강심장… 문제 풀어내는 인지능력도 뛰어나
22일 귀국… “앞으로 5주간 허리치료”




  ‘덤보(아기 코끼리)’라는 별명을 지닌 전인지(22·사진)는 ‘필드의 끝판 여왕’으로 유명하다.

 그는 21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막판 3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를 안았다. 이날 최후의 살얼음 대결에서 전인지의 발걸음은 코끼리처럼 묵직했다. 18번홀(파4)에서 2.5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것은 농구의 버저비터나 야구의 끝내기 홈런에 비교됐다.

 22일 팬들의 환영 속에 귀국한 전인지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장갑을 벗을 때까지는 알 수 없으니 포기하지 말자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려 한다. 시간 날 때마다 5년 넘게 기록한 수백 쪽 분량의 멘털 노트를 읽어본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인지의 스승인 박원 아카데미 원장은 “인지의 스윙은 완성 단계에 이르러 기복이 적다. 게다가 멘털 테크닉까지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완벽에 가까운 골프 기술에 강한 심장과 차가운 머리를 갖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박 원장은 “골프란 스포츠는 늘 실수가 나올 수 있다는 전제 속에 미스 샷 후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인지는 필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풀어내는 탁월한 인지 능력을 갖고 있다”며 웃었다.

 전인지의 화려한 피날레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첫 승을 거둔 2013년 한국여자오픈에서다. 마지막 날 14번홀까지 선두에게 3타나 뒤졌지만 전인지는 4개 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US여자오픈 마지막 날에는 15, 16, 17번홀에서의 연속 버디에 힘입어 정상에 올랐다. 전인지가 올해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역대 메이저대회 최다 언더파, 최저타 기록인 21언더파 253타로 우승할 때는 4라운드에서 14번홀 보기를 15번홀 버디로 만회한 뒤 까다로운 나머지 3개 홀을 모두 파로 마무리해 승리를 지켰다. 전인지는 한미일 투어에서 13승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7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전인지는 앞으로 5주 동안 골프채는 잡지 않고 고질인 허리 통증 치료와 정신력 강화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고려대 졸업반인 그는 “학교 수업을 받고 기말시험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