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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Life]막내릴 저금리시대 내가 굴려야할 펀드는?

입력 | 2016-11-24 03:00:00

미국 뱅크론펀드 자금 순유입 가속
“금리상승 기대감 이미 반영” 해석도

금 펀드 수익률 크게 떨어졌지만
연말 가까워지면서 하락세 둔화




 최근 수년간 지속된 글로벌 저금리 시대가 점차 막을 내리는 모양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장은 “추가로 발표될 지표들이 양호하다면 기준 금리를 이른 시기에 올릴 수 있다”며 다음 달 중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금리를 높여야 한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한 것도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기에 적합한 펀드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반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면 지금이라도 빠져나와야 하는 펀드 상품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뱅크론 펀드, 북미 주식형 펀드 뜬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펀드 상품은 미국 뱅크론 펀드다. 23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설정·운용 중인 5개 미국 뱅크론 펀드로 이달 17일까지 최근 한 달간 1876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투기등급(BBB―) 채권에 투자해 고위험 펀드로 알려진 뱅크론 펀드는 그 구조를 뜯어보면 실제로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가깝다.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하기는 하지만 담보가 있는 선순위 채권이라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이다. 구자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뱅크론 펀드는 3개월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기준금리)를 적용받아 금리가 오르면 이자수익도 올라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도 좋다. 올 들어 17일까지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대출채권)’(11.74%)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대출채권)’(5.87%) 등 주요 뱅크론 펀드가 거둔 수익률은 6∼11%에 이른다. 이는 당초 목표 수익률이었던 4% 안팎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뱅크론 펀드가 투자자들이 지금 뛰어들기에는 너무 늦은 시점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수익률에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북미 주식형 펀드 역시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펀드 중 하나다. 미국 대선이 치러진 이달 9일 이후 일주일 동안(10∼17일) 북미 주식형 펀드에 약 214억 원이 유입됐다. 35개 북미 펀드의 설정액이 18일 기준 5748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자금의 3.7%가 이 기간에 흘러들어온 것이다. 지난 1개월, 3개월 기준으로 미국펀드 설정액은 감소세였다. 예수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승리로 미국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과 더불어 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고 풀이했다. 



금·신흥국 펀드에 직격탄


 금리 인상을 앞두고 수익률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펀드도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주목받던 금 펀드가 몇 달 새 수익률이 낮아진 것이 대표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개 금 펀드의 최근 1주일 수익률(18일 기준)은 ―7.27%로 나타났다. 국제 금 시세는 올 5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온스당 1208달러까지 추락하면서 금과 연계된 금융상품 수익률은 일제히 떨어졌다. 달러화가 강세가 되며 반대급부로 금값이 하락한 것이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급등세가 다른 모든 변수보다 강력한 영향을 준다”며 “금 투자 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금값 하락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금값이 단기간에 크게 떨어져 반발 매수가 기대되고 인도와 중국 등에서 연말에 금 실물을 찾는 수요도 꾸준하기 때문이다.

 한편 신흥국 관련 펀드들도 금리 인상 가능성 여파를 비켜 나가지 못했다. 올 들어 강세를 보인 브라질 펀드, 중남미 펀드는 미국 대선 이후 일주일 동안 모두 손실을 나타냈다. 인도 펀드와 브릭스 펀드도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손실을 입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에 선진국 증시가 소폭 떨어진 반면 신흥국 증시는 5% 이상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