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노트북을 찾아라
일단 목표를 ‘100만 원 안팎의 1kg 미만 초경량 노트북’으로 잡았다. 목표를 보면 알겠지만 중앙처리장치(CPU)나 메모리 용량에 대한 고려는 애초에 없었다. 그저 ‘지금 쓰는 노트북이랑 비슷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기자들이 취재하는 방법 중에 무작정 취재원을 기다리는 ‘뻗치기’라는 게 있다. 뻗치기를 갈 때마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추위도, 어둠도, 쫓겨날 것 같은 위기상황도 아닌 무거운 노트북이었다. 노트북 무게 1.5kg에 전원 어댑터와 가방 무게까지 더하면 2kg이 훌쩍 넘는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하루도 빼놓지 않고 대중교통으로 노트북과 출퇴근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인생의 무게’가 아닐 수 없다.
LG전자 ‘그램’ 노트북
충격이었다. 또 다른 지인을 들볶아 쓸 만한 노트북 사양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우선 게임은 안 하니 최신 사양까지는 필요 없지만 인터넷이 무지 빨라야 한다고 했다. 지인이 3가지 기준을 추천해 줬다. CPU는 i5 이상, 램 메모리 8GB 이상, 보조기억장치 SSD 256GB 이상.
열심히 인터넷 검색에 나섰다. 3가지 조건에 맞는 노트북을 검색하기에 앞서 잔고장이 났을 경우 애프터서비스(AS)센터 접근성이 좋아야 하므로 국산 제품을 사기로 결정했다. 애플 맥북은 디자인이 뛰어나긴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애플 생태계에 살아본 적이 없으므로 배제했다.
결국 삼성전자, LG전자 2파전이었다. 두 회사의 초경량 노트북은 삼성전자 860g짜리 ‘노트북9 메탈’ 시리즈와 980g짜리 LG전자 그램 노트북이 있었다. 삼성 노트북이 더 가벼웠지만 충전기 무게를 더하면 결국 LG노트북과 충전기를 합한 무게와 똑같아졌다. 위 3가지 기준을 놓고 추려보니 답은 아주 쉽게 정해졌다. ‘가볍고 싼 노트북’ 이라는 가장 첫 번째 기준으로 돌아가니 답은 LG 그램이었다.
인터넷 구매 가격으로 103만9000원. 두께가 얇아 발열이 심하다는 어마어마한 후기를 뒤로하고 일단 샀다. 운영체제를 깔아 놓기만 하고 아직 제대로 사용해본 적은 없다. 잠깐 켜두기만 해도 발열감이 기존 노트북에 비해 심하긴 했다. 하지만 삶의 무게를 무려 1kg 이상 덜어준 그램에게 죄를 묻고 싶지는 않다. 올겨울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됐다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평가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