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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품체조’ 논란 이후 첫 공개 석상에 선 김연아, ‘피겨 여왕’ 다운 담대함

입력 | 2016-11-23 11:45:00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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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26)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는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6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스포츠 전설’로 공인받았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곤혹스런 상황을 맞았던 김연아는 이날 행사에서 담담한 모습이었다. 헌액식에서 김연아는 “오늘 헌액식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영광스러운 자리를 마련해주신 대한체육회와 선정위원회, 팬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스포츠 영웅의 칭호를 받아 영광스럽다. 영예로운 상을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저에게 더 의미있는 일을 하라는 뜻으로 알겠다”라며 “체육계를 위해 노력하겠다. 이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해준 피겨스케이팅을 위해 아낌없이 노력하겠다. 후배들에게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린다.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함께 해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김연아는 2004년 ISU 주니어그랑프리 시리즈에서 1위를 차지하며 대한민국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처음 공인국제대회 메달을 획득했다. 2006년에는 한국 선수로서 처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에는 여자 피겨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싱글 200점을 돌파하며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기네스 월드레코드를 수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 생활 동안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3위 이내 입상을 기록한 김연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편파 판정 논란 속에 은메달을 획득했고 은퇴 후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홍보대사-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2011년부터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며 명예와 자긍심을 고취한 체육인을 국가적 자산으로 예우하기 위해 스포츠영웅을 선정해왔다.

2011년 첫해 손기정(마라톤), 김성집(역도)을 시작으로 2013년 서윤복(마라톤), 2014년 민관식(체육행정), 장창선(레슬링), 2015년 양정모(레슬링), 박신자(농구), 김운용(체육행정) 등 8명이 체육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김연아는 동계 종목 최초, 역대 최연소로 체육회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누렸다.

지난해에도 김연아는 12명의 최종 후보에 선정됐고 인터넷 팬 투표에서도 82.3%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으나 50세 이상을 후보로 한다는 선정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스포츠영웅에 선정되지 못했다.

그런데 선정 과정에서 최순실이 영향을 미쳤을 거란 추측도 나왔다.  최순실의 측근 차은택은 2014년 11월 늘품체조 시연회를 열면서 유명 스포츠 스타들을 초대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체조선수 손연재와 양학선도 참여했다. 주최 측은 김연아도 초대했지만, 김연아는 이를 거절했다. 이후 대한체육회는 2015년 스포츠영웅 선정에서 김연아를 제외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비판 여론이 일어 올해부터 나이 제한이 없어졌다. 그리고 김연아는 박세리, 박찬호, 차범근 등 쟁쟁한 후보들을 따돌리고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 대상자로 결정됐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