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의 닭 산지인 경기 포천시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신고가 들어오는 등 AI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 양주의 산란계 농장에서 발견된 AI 바이러스는 고병원성으로 확진됐고, 충남 아산시와 음성군 등에서도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올리고 전국 시·도에 대책본부와 상황실을 설치했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경기 포천시 영북면의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서 닭 65마리가 폐사해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20일 경기 양주시의 산란계 농장에서 폐사한 닭에서 발견된 AI 바이러스는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포천은 전국 최대의 닭 산지로 225농가가 1014만 마리의 닭을 사육하고 있다. 경기도는 양주와 포천 농장 등 2곳의 닭 25만5000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하고 이들 농가에서 가까운 205농가의 닭 257만 마리에 대해서는 이동제한조치를 내렸다.
AI가 계속 확산됨에 따라 농식품부는 위기경보를 '경계'로 격상시켰다. 위기경보는 관심(평시)-주의(철새이동 유입시기)-경계(인접 또는 타지역으로 전파시)-심각(여러지역에서 발생, 전국 확산 우려시) 등 4단계로 나뉜다. 위기경보가 경계로 올라감에 따라 전국 시·도에 대책본부와 상황실, AI 발생 시도와 인접지역 주요도로에는 통제초소가 각각 설치된다. 24일에는 가축방역심의회가 열리며 전국적인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동할지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3일 강원 원주시에서 텃새인 수리부엉이에서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외국을 오가는 철새뿐 아니라 국내 텃새에서도 AI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