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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좋은 이웃 만들기 사업’ 성과 낸다

입력 | 2016-11-24 03:00:00

요양병원 장기 입원 의료급여수급자, 노인복지시설-가정 복귀 유도
불필요한 입원 줄여 진료비 절약




부산의 한 요양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인들이 인지능력 향상을 위해 노래자랑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1. 부산 북구의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A 씨는 가족이 돌봄을 외면해 2년 동안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다. 고혈압에 경증 치매를 앓고 있는 A 씨는 병실에서 다른 환자와의 싸움도 잦았다. 또 의료인의 불친절 등을 이유로 4년 동안 6개 요양병원을 옮겨 다녔다. 북구는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뒤 가족을 만나 설득하고 수차례 편지를 보냈다. 돌봄을 호소하는 독려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끈질긴 설득 끝에 가족은 A 씨와 함께 노인복지시설을 견학하고 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뒤 A 씨를 치매 요양 시설로 옮겼다. A 씨는 현재 재활과 돌봄 서비스를 받으면서 잘 적응하고 있다.

 #2. 뇌경색과 인식 장애로 부산 사하구의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B 씨도 집안 사정이 어려워 5년간 병원 신세를 졌다. 거동이 불편한 데다 아들도 장애인이어서 퇴원을 거절했다. 사하구 의료급여관리사는 수차례 B 씨를 만나 노인 요양 시설의 장점과 치료 프로그램 등 재활 서비스를 소개했다. 병원보다 사회복지시설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졌던 B 씨는 시설을 방문해 치료 프로그램을 체험한 뒤 관리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B 씨는 현재 시설에 입소해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부산시가 16개 구군 합동으로 실시하고 있는 ‘좋은 이웃 만들기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은 치매나 뇌중풍 등 만성 노인성 질환으로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 중인 의료수급자가 노인 복지 시설로 옮기도록 유도하거나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만성 질환자들은 요양병원을 많이 이용하는 대신 노인 요양 시설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의료급여수급자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장기 및 불필요한 입원으로 의료급여 재정이 압박받고 있다.

 시와 각 구군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월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다. 의료급여관리사와 노인복지시설협회로부터 추천받은 의료 전담 상담가로 구성된 전담팀은 치매나 뇌중풍 등으로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 중인 152명을 선정해 접촉을 시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보호자가 없거나 있어도 돌볼 수 없는 형편이었다. 직접 만나 의료급여 제도를 안내하고 건강 상담과 노인복지시설 견학 및 체험을 통해 가족 같은 분위기를 전달했다. 지속적인 관리와 모니터링으로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인식도 바꿔 나갔다. 치매, 양로, 혈액 투석 등 차별화된 시설별 특징을 알리고 보조 지팡이도 지급했다.

 이 결과 현재 85명(56%)이 노인 요양 시설과 양로 시설, 노숙인 시설, 정신 요양 시설에 입소했다. 67명은 가정으로 복귀했다. 절약한 의료급여 진료비만 8억 원에 이른다. 이 같은 성과로 금정구는 최근 보건복지부의 평가에서 의료급여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또 부산시와 사상구, 북구는 의료급여 사례 관리 공모전에서 우수 사례로 뽑혔다.

 이병진 사회복지국장은 “급속한 고령화로 만성 질환자와 장기 입원자 등이 많아 진료비 지급액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라며 “이 사업은 의료급여 수급자의 건강 증진과 의료급여 재정 안정화에 기여하는 만큼 내년에도 확대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