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억 규모… 신차 마케팅 활용할듯
현대자동차가 한국항공우주(KAI) 지분을 모두 팔았다. 자동차 이외의 분야를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23일 현대차는 이날 오전 증권시장 개장 전 KAI 지분 4.85%(약 473만 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블록딜이란 주식을 대량으로 거래할 매도자와 매수자가 있을 때 주식시장에 미칠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장 전후에 이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판 주식은 모두 3200억 원 규모로 하나금융이 전량 매수했다.
현대차는 올 초부터 KAI 주식을 꾸준히 팔며 항공우주 분야를 정리해왔다. 총 10%의 지분이 있었으나 3월에 5%를 팔았고 최근에 0.15%를 추가로 팔았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나머지를 이날 처분했다. 현대차는 1999년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이 합병해 KAI가 출범하면서 KAI 지분을 보유해왔다.
한편 KAI는 이날 블록딜의 충격으로 전날보다 1.76%(1200원) 내린 6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현대차의 블록딜은 어느 정도 예상된 절차였고,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KAI의 주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