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60명이 2억1000만원 모금
자금 모금은 떠들썩했지만 관객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개봉 한 달이 지난 23일 현재 관객 수가 10만 명을 넘지 못했다. 걷기왕의 손익분기점(45만 명)을 고려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투자자들은 자칫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할 처지다.
영화 크라우드 펀딩에 노란불이 들어왔다. 펀딩 성공률과 관심도에 비해 실적이 따라주지 않는 투자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펀딩의 성공이 흥행까지 보장하진 않는다. 펀딩 성공 후 개봉한 인천상륙작전, 걷기왕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인천상륙작전밖에 없다. 인천상륙작전은 704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손익분기점(500만 명)을 훌쩍 넘는 흥행을 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25%의 수익을 가져가게 됐다. 반면 걷기왕의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원금의 50% 이상을 날리게 생겼다.
크라우드 펀딩 업계는 영화 크라우드 펀딩과 실제 관객의 선택 기준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팬심’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와디즈 관계자는 “영화의 주제나 배우에게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영화가 더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팬의 마음’에서 투자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펀딩 성공이 영화 흥행과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크라우드 펀딩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정보도 부족하다. 대규모 투자자들은 영화 전체 시나리오는 물론이고 영화 업계에 떠도는 풍문까지 듣고 투자를 결정한다. 그러나 크라우드 펀딩 투자자들은 중개회사가 제공하는 주연 배우, 간략한 줄거리 등의 정보 외에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기 어렵다. 영화 제작 전 펀딩을 시도하기 때문에 중개회사조차 영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지 못한 채 중개에 나설 수밖에 없다.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 투자자는 “투자를 할 때 내 투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지 못한 채 투자를 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영화 크라우드 펀딩은 고위험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금과 투자 기준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