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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3분기 집단대출 건수 급증… 경기, 2년새 87% 늘어

입력 | 2016-11-24 03:00:00

경북 188%-충북 57%-경남 58%↑… 건설사 ‘밀어내기 분양’ 영향인듯
부동산시장 급랭땐 부실 우려




 

올해 3분기(7∼9월) 시중은행의 아파트 집단대출 건수가 2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이 꺾일 것을 우려해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을 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실은 금융감독원이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6대 시중은행(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 IBK기업, NH농협은행)의 집단대출 실적 자료에서 드러났다.

 23일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집단대출 취급 건수(대출 건수)는 9만5813건으로 2년 전인 2014년 3분기(7만6861건)보다 24.7% 증가했다.

 지역별로 서울과 광역시 이외 지역의 대출 건수가 많이 늘었다. 3분기 서울의 대출 건수는 2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9.4%, 부산은 38.0%, 대구는 70.0%, 광주는 55.0% 각각 감소했다.

 신도시 개발이 이어진 경기도는 같은 기간 86.5% 증가했다. 이어 충북(56.8%), 경남(58.4%) 등 증가했다. 경북은 187.5% 급증했다. 집단대출 건수가 늘었다는 것은 해당 지역에 짓고 있는 아파트가 많아 중도금 대출이나 잔금 대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분양 이후 집단대출 시작까지의 시차는 6개월 정도다. 이를 고려하면 지난해 하반기(7∼12월) 이후 건설사들이 집중적으로 밀어낸 분양 물량이 집단대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3분기 6대 시중은행의 집단대출 승인 건수(306건)가 2014년 이후 최저치인 점을 고려하면 집단대출 증가세는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존 집단대출의 부실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냉기가 돌면서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보증을 제한한 8·25 대책과 전매를 제한하고 청약 요건을 강화한 11·3 대책을 연달아 내놨다. 금융당국은 24일 집단대출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내용의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 부동산 금융 담당자는 “최근 대출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입주 시점이 몰리는 내년과 후년에 부동산 경기가 받쳐주지 못하면 집단대출 부실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금융당국이 꺼낼 집단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한다. 당국이 무주택자와 1주택자들에게도 ‘상환 능력에 맞는 대출’이라는 일률적인 틀을 적용하면 실수요까지 제한해 부동산 시장이 급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집단대출에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더라도 서민들이나 실수요자들에게는 장기 저금리의 정책 모기지 상품을 통해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