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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경 물러나면 靑 법적대응 구멍… 탄핵국면 치명상

입력 | 2016-11-24 03:00:00

[탄핵 정국]野 “최재경, 대통령 조사수용 압박한것”
‘항의성 사표’ 주장하며 靑에 공세… 최재경, 사표제출 이후에도 정상 근무




 23일 최재경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사의를 밝힌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가 술렁이고 있다. 최 수석이 물러난다면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특별검사의 수사와 탄핵 정국을 앞둔 박 대통령으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최 수석은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지난달 30일 ‘소방수’로 전격 투입됐다.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 허원제 정무수석, 배성례 홍보수석비서관과 함께 청와대의 대응을 주도하며 ‘신(新) 4인방’으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검찰의 대표적 특수통 출신인 만큼 ‘최순실 게이트’에 관한 법적 대응에 대해서는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에서도 따르는 후배가 많은 만큼 검찰과 청와대 사이를 조율할 것이라는 기대도 많았다. 기댈 곳이 마땅치 않은 박 대통령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것이다.

 이런 최 수석이 물러난다면 청와대의 최순실 게이트 대응에 큰 구멍이 뚫리는 것은 물론이고 청와대 내부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박 대통령의 청와대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지고, 청와대 참모들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 내에서는 박 대통령이 최 수석의 사의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 수석은 이날 한 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하는 등 사의를 밝힌 뒤에도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 참모들도 최 수석이 사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 수석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청와대에 들어왔고,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라며 “대통령이 만류한다면 사퇴를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이 최 수석의 사의 표명을 박 대통령에 대한 공격 소재로 삼으면서 박 대통령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최 수석의 사의는 박 대통령의 검찰 수사 수용을 압박한 것”이라고 해석하며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같은 당 금태섭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드디어 또 한쪽에서 둑이 터졌다”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런 이유로 청와대 일각에선 “최 수석의 처신이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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