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야권 분열조짐에 한발 물러서
‘선(先)총리, 후(後)탄핵’을 주장해온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3일 한발 물러섰다. 박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 ‘26일 (촛불) 대집회를 보고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나와 국민의당은 ‘선총리 후탄핵’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 대표 중) 제가 가장 (나이가) 선배이니깐 우리 후배 대표들이 어른답게 이끌어달라는 말이 있어서 26일까지 정국 추이를 보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선총리론을 두고 야권이 분열 조짐을 보이자 일보 후퇴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변화는 제1야당인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고 있어 선총리론을 관철시키기 어려운 데다 탄핵소추 이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점점 높아지길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위원장도 “26일 이후 선총리론을 재추진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 위원장은 이날 탄핵준비기획단을 발족시키며 “(탄핵 준비 조직을) 3당이 각자 만든 뒤 나중에 합치면 좋다”고 야권 공조를 강조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