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최순실 게이트로 되살아난 논란
지난해 5월 26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1 대 0.35 비율로 흡수합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두 회사가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15만6493원과 5만7234원보다 각각 20.1%, 10.9% 높은 가격이었다.
장밋빛 미래가 점쳐지던 두 회사 간 합병을 놓고 ‘태클’이 들어온 건 그로부터 열흘 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깜짝 등장해 합병 비율이 너무 낮다고 제동을 걸면서부터다. 약 1년 6개월 후 엘리엇이 주장했던 논리가 다시 부활했다. 엘리엇도 손을 들고 나간 상황에서 ‘최순실 게이트’가 합병 비율 이슈를 되살린 것이다.
○ 2015년 7월에 무슨 일이
당시 합병 찬성 과정을 지켜본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들은 “찬성하라는 외부 강압은 없었다”고 단언하고 있다. 오히려 국민연금이 엘리엇 측과 보조를 맞춰 합병에 반대하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지난해 합병할 당시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 투기자본의 놀이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용인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심각한 국부 유출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경영권 방어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지난해 7월 8일까지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보고서를 낸 2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 가운데 21곳이 합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최순실 프레임에 갇힌 논란
국민연금이 합병에 무리하게 찬성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본 것이 아니냐는 뒤늦은 논란에 대해 국민연금공단과 삼성은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김지현 jhk85@donga.com·이건혁·김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