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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최태민 묘지 불법 확인 “이전 - 원상복구 명령 내릴 것”

입력 | 2016-11-24 03:00:00

[최순실 게이트]묘지땅 최씨 자매가 30% 보유
‘저축銀 비리’ 김찬경 가족이 70%




 경기 용인시 야산에 조성된 최태민 씨의 묘지가 불법 조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시는 23일 처인구 유방동에 있는 최 씨 일가의 묘지(약 720m²)가 장사(葬事)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과 산지관리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용인시에 따르면 가족묘지를 설치할 경우 장사법 14조에 따라 행정 관청에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가족묘 2기(합장묘)로 이뤄진 최 씨 일가 묘지는 신고 없이 설치됐다. 신고 없이 조성된 묘지는 이전명령 대상이다. 또 장사법 시행령 15조의 가족묘 설치 기준도 위반했다. 가족묘지의 면적은 100m² 이하, 봉분의 높이는 지면으로부터 1m 이하여야 한다. 최 씨 가족묘는 면적과 봉분 높이 모두 기준을 초과했다. 또 산지관리법 14조에 따라 받아야 하는 산지전용허가도 받지 않았다.

 장사법 위반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산지관리법 위반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용인시 관계자는 “불법이 확인된 만큼 이번 주 안에 최 씨 가족에게 이전 및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며 “원상복구하지 않으면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묘지가 불법으로 조성됐다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죽어서도 불법이냐” “하는 일이 정상보단 편법”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묘지와 그 주변 임야 6500여 m²는 최순실 씨(60·구속 기소)가 15%, 최순영 씨(67·최순실 씨 맏언니)가 1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또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부인인 하모 씨(40%)와 동서 박모 씨(30%)도 공동 소유자로 올라 있다. 1990년 이 땅을 매입했던 원 소유주 김모 씨는 “김 전 회장이 조카인데 조카며느리인 하 씨가 내 명의를 빌려 산 것”이라며 “이후 하 씨 등이 명의를 바꿔 갔다”고 말했다.

 최순실 씨 자매는 매매 예약만 해놓은 상태에서 원 소유주인 김 씨를 상대로 소유권 이전청구권 가등기 및 근저당을 설정했다. 하 씨 지분은 김 전 회장의 부도 후 세무서에서 압류한 상태다. 김 전 회장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또 묘비에는 최 씨의 본관이 수성 최씨라는 의미로 수성최공태민(隨城崔公太敏)으로 표기했지만 본관이 맞지 않는다는 의문도 제기됐다. 수성 최씨의 수 자는 묘지에 썼던 ‘따를 수(隨)’가 아니라 ‘수나라 수(隋)’라는 것. 묘에 적힌 ‘隨城’ 최씨는 존재하지 않는다. 수성 최씨 대종회 최귀용 부회장은 “2010년 편찬된 수성 최씨 족보에는 최태민이나 그 아버지인 최윤성 씨의 이름이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용인=남경현 bibulus@donga.com·조종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