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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이덴후안 교수 “인문학 교육 강조… 기술만으론 성공 어려우니까”

입력 | 2016-11-24 03:00:00

[청년이 희망이다]창업가 키우는 글로벌 공대
‘난양기술기업가센터’ 센터장 후이덴후안 교수




 “창업한 회사에서 팔려고 하는 게 뭐죠?”

 싱가포르 난양이공대(NTU)의 창업 교육을 주관하는 ‘난양기술기업가센터’의 센터장을 맡고 있는 후이덴후안 교수(경영학·사진)가 창업하려는 학생들을 만날 때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단순히 제품이나 기술을 팔겠다고 답하면 창업 마인드가 아직 없는 학생이다. 제품이나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행복, 변화, 자부심 같은 가치를 이야기하면 창업 마인드가 어느 정도 있는 학생이다.

 “기술에 대한 이해가 높기 때문에 창업은 공대생들이 주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대부분 공대생이 엔지니어와 창업가는 완전히 다른 직업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죠.”

 후이 교수는 “단순히 제품과 기술만으로 창업에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을 이해시키는 게 창업 교육의 중요한 목표”라며 “창업가를 꿈꾸는 공대생이라면 기술에 대한 이해 못지않게 제품의 가치, 인재상, 경영철학 등에 대해서도 매끄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역량은 공학 교육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NTU는 창업 교육을 하면서 공학적 지식과 경영학 경제학은 물론이고 문화 윤리 심리학 같은 순수 인문학 교육을 강조한다. 후이 교수는 “창업가 같은 공학 리더 배출에 초점을 맞춘 융합 전공인 ‘르네상스 엔지니어링 프로그램(REP)’뿐 아니라 일반 공학 전공자들을 위한 인문·사회과학적 교육 과정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케팅 전문가인 후이 교수는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와 함께 ‘리싱킹 마케팅’ ‘아세안 마케팅’ 같은 책을 펴냈다. 그는 한국 대학들의 창업 교육에도 관심이 많다.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KAIST, 한양대 등 한국 주요 대학들도 창업 교육과 공학·인문학·사회과학을 융합하는 전공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와 한국 대학은 창업 교육에서 후발 주자이지만 학생 수준이 높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스타트업에서 찾기를 원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적극 협력해야 합니다.”

싱가포르=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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