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세월호 참사 당일 처방 드러나자 “장모 시술후 골프장 가” 말바꿔 약품 관리대장 허위 작성 의혹도
이날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김영재의원의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대장’을 분석한 결과 2014년 1월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수요일 진료 횟수는 75차례나 됐다. 연도별로는 2014년 26번, 지난해 27번, 올해는 22번이었다. 이는 프로포폴을 사용해 진료한 날만 집계한 것이라 실제 수요일 진료 횟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이는 그간의 김영재의원 측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김영재의원은 최순실 씨(60)가 2013년 10월∼올 8월 136차례나 진료받은 단골병원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영재 원장(56)은 세월호 참사 당일(2014년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을 진료한 것 아니냐는 루머까지 돌았다. 이에 김 원장 측은 그동안 “그날은 수요일로 정기 휴진이라 인천 골프장에 갔다”고 주장해 왔다.
게다가 3년간 작성한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대장에 적힌 글씨체, 펜 굵기 등이 거의 동일해 허위로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프로포폴 구입량이 지나치게 많은 점도 미심쩍은 대목이다. 이 병원은 2013년 1월부터 올 6월 사이 ‘아네폴주사’(20mL)를 총 4000병 구입했다. 수면을 위한 일명 ‘우유주사’용으로는 1600회, 간단한 시술 시 마취용으로는 최대 9000회까지 사용할 수 있다. 한 성형외과 의사는 “대형 성형외과가 아니라면 프로포폴을 연간 1000병 이상 사용하는 곳은 드물다”고 말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서울 강남구보건소는 이달 10, 11일 김영재의원이 세월호 참사 당일 프로포폴을 사용한 기록과 병원 측 해명까지 확보하고도 14일 이런 사실을 뺀 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언론에 공개된 김영재의원 측 해명이 사실과 다른 것을 알고도 문제 삼지 않았던 것. 식약처 관계자는 “참사 당시 처방된 프로포폴은 법적으로 문제 삼을 부분이 없어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