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명수 前 해군참모총장
함 전 총장은 고령에도 별다른 지병 없이 건강했지만 지난주 산책 중 낙상사고를 당한 뒤 입원했다가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평양에서 태어난 함 전 총장은 1946년 1월 해군사관학교(당시 해군병학교) 1기로 입교해 다음 해 1월 소위로 임관했다.
6·25전쟁 당시 소령이던 함 전 총장은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으로부터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필요한 적 병력 규모 등의 정보를 수집하라는 임무를 받고 ‘X-RAY작전’ 계획을 수립했다. 17명 규모의 첩보 특공대를 조직한 그는 첩보부대장직을 맡아 인천에 잠입해 한 달간 정보를 수집했다. 올여름 개봉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X-RAY작전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함 전 총장은 영화 주인공인 배우 이정재 씨가 연기한 해군 장학수 대위 역의 실제 모델 중 한 명이었다.
해군참모총장 재임(1964년 9월∼1966년 9월) 시에는 해군 최초로 해군 수송부대를 베트남전에 파병했다. 당시 데이비드 맥도널드 미 해군참모총장과 협상해 해안 감시용 레이더와 고속상륙함 2척을 도입해 해군력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해군의 수장이었지만 그는 임기를 마칠 때까지 셋방살이를 할 정도로 청렴한 삶을 살았다.
함 전 총장은 해군이 2008년 건군 60주년을 맞아 군인정신의 표상으로 선정한 명장 18명에 포함됐다. 정부는 그의 공을 기려 금성을지무공훈장, 을지무공훈장, 금성충무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등을 서훈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정애 씨, 아들 영태 씨(중앙대 교수), 딸 영주 임주 승희 씨, 사위 김영순(세이코 사장) 박광빈(변호사) 조형래 씨(베네통 사장)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0호. 장례는 엄현성 해군참모총장이 주관하는 해군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26일 오전 7시 엄수된다. 안장식은 같은 날 오전 11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다. 02-3410-6920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