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복수 정답-모두 정답’ 인정 한국사는 당락에 큰 영향 없지만 물리Ⅱ 표준점수 하락땐 최상위권 수험생 피해 클 듯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수능 역사상 두 번째로 ‘한 해 두 문항 오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5일 “2017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 14번은 복수 정답, 과학탐구 물리Ⅱ 9번은 ‘정답 없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사 14번은 기존 공표된 정답 1번 외 5번도 정답으로 확정됐고, 물리Ⅱ 9번은 모두 정답으로 인정받는다.
김영수 평가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3월 수능 출제 오류 개선 방안을 마련해 출제·검토 시스템을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출제 오류가 발생했다”며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2014, 2015학년도 연속 출제 오류로 평가원은 지난해부터 수능 검토위원장 자리까지 신설했지만 또 문제가 생겼다.
물리Ⅱ 9번은 로런츠 힘을 이용한 속도선택기의 원리를 이해했는지 묻는 문제였다. 정답은 선택지 중 ㄱ, ㄷ으로 구성된 3번이었지만 평가원은 한국물리학회로부터 “문항에서 자기장의 방향 조건을 제시하지 않아 ㄱ의 진위를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을 들었다. 평가원은 “선택지 중 ㄷ만 나온 게 없어 모두 정답으로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한국사 14번은 복수 정답 인정으로 13만5000만 명(22.3%)이 추가로 정답 처리될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대학에서 한국사는 인문계 3등급, 자연계 4등급 이내면 감점하지 않아 이번 조치로 2점이 올라가도 당락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물리Ⅱ 9번은 최초 정답자가 67.7%(2388명)였던 만큼 모두 정답 처리되면 표준점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리Ⅱ는 서울대 등 최상위권이 주로 응시해 피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4년 수능 시작 이래 지난해까지 출제 오류가 인정된 건 6문제였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