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27일 현대경제연구원의 ‘2017년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철강 △기계 △정보통신기술(ICT) △건설 △석유화학 △조선 등 한국의 주요 산업 7곳 중 호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호황, 회복, 후퇴, 침체 등 4단계 전망 중 조선업은 내년에도 불황이 계속되는 ‘침체’ 단계로, 건설과 석유화학 산업은 올해보다 사정이 나빠지는 ‘후퇴’ 단계로 전망됐다. 철강, 기계, 자동차, ICT 산업이 그나마 약간 ‘회복’할 것으로 분석됐다.
○ 건설·유화 ‘후퇴’, 조선 ‘침체’
건설업과 석유화학은 성장세가 둔화하는 ‘후퇴’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업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로 공공·토목 부문 수주가 줄고 민간건축 부문 수주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호황을 누렸던 석유화학 산업은 유가 오름세와 대중(對中) 수출 부진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극심한 수주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은 내년에도 나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수출 기업 3곳 중 2곳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2016년 수출기업 경쟁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력 수출시장에서 경쟁력 우위에 있는 기업은 36.7%, 경쟁력이 동등한 기업 45.6%,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 17.7%로 조사됐다. 3년 전 조사 때 경쟁력 우위 기업이 35.9%였던 것과 비교하면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품질 경쟁력이 있는 기업은 50.7%로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가격과 해외마케팅·판매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기업 비율이 30%대에 머물러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국이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불리는 상황임에도 수출기업의 67.8%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지 않았고, 전자상거래로 수출하는 기업도 14.8%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국내 수출기업 1125개사를 대상으로 했다.
산업연구원은 저성장 국면 속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2.7%에 그치고 내년에는 이보다 0.2%포인트 더 떨어진 2.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27일 발표한 ‘2017년 경제·산업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 수출 부진은 다소 완화되지만 올해 성장을 주도하던 건설투자 증가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투자 증가세 둔화가 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9월까지 건설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늘어나 1993년 이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주택경기가 진정되고 SOC 사업이 축소되는 내년에는 건설투자가 둔화할 것이란 게 산업연구원의 전망이다.
연구원은 내년 수출은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조선과 철강 등의 업종은 글로벌 공급과잉 현상이 계속돼 수출이 줄어들거나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민지 jmj@donga.com / 세종=신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