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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골 깊어지는 2野… 부역자 공방으로 번진 개헌 신경전

입력 | 2016-11-28 03:00:00

[탄핵 정국, 격랑의 1주일]탄핵이후 정국 주도권 ‘잿밥’ 경쟁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야권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탄핵안 가결 후 펼쳐질 조기 대선 국면을 앞둔 정국 주도권 다툼이다. 벌써부터 ‘잿밥’ 경쟁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두 당의 수장인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간 냉기류가 계속되고 있다. 추 대표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등을 향해 ‘부역자’라고 비판하며 “박근혜 대통령 부역자에게 표를 구걸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27일 “야3당만으로 (탄핵안이) 가결될 수 없기 때문에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도 사과하고 탄핵의 대열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부역자 발언에 대해서도 “민주당에는 부역자가 없느냐”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추 대표가 14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했을 때부터 불거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시 박 위원장이 추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것에 대해 추 대표가 (14시간 만에 영수회담을 철회하면서) 매우 불쾌해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4일 열린 야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 위원장에게 “추 대표를 좀 이해해 달라”며 화해를 시도했지만 박 위원장은 “추 대표가 그러면 안 된다”고 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개헌을 놓고 균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추 대표를 비롯한 친문(친문재인) 진영은 “개헌은 안 된다”는 태도다. 그러나 개헌에 적극적인 민주당 일부 의원은 새누리당, 국민의당 의원들과 회동을 갖고 개헌 로드맵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우 원내대표도 “(1월 출범 예정인) 국회 개헌특위를 12월로 앞당기는 문제는 충분히 논의 가능하다”며 개헌 논의에 동참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런 갈등은 탄핵 이후의 정국 주도권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이 탄핵 이후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와 손잡고 정계 개편을 꾀할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며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친문과 친박계를 제외한 비주류 진영의 연대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도 추 대표가 개헌에 반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대선 경선 일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인용할 경우 60일 내 대선이 열리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헌재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손을 놓고 있기에는 남은 일정이 너무 촉박하고, 헌재 결정 전에 섣불리 경선 논의를 시작했다가는 역풍이 불 수 있다”며 “일단 탄핵안을 마무리 짓고 각 후보 측이 모이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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