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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아이들 손잡고 평화시위 인상적”

입력 | 2016-11-28 03:00:00

[역대 최대 ‘190만 촛불’]




저녁 8시 ‘저항의 1분 소등’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의미로 오후 8시에 맞춰 일제히 촛불을 껐다. 세종대로와 새문안로 일대를 환하게 밝혔던 촛불(왼쪽 사진)이 시간이 되자 모두 꺼졌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해외 주요 언론은 5차 주말 촛불집회를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최대 규모”라며 평화적인 시위로 마무리한 한국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첫눈이 오는 차가운 날씨 속에서도 엄마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고, 젊은 커플들은 서로 안은 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노래 불렀다. 애완견을 데리고 나온 사람도 있었다”며 대형 집회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영국 BBC방송도 “5주 동안 계속돼 온 집회에 경찰 2만5000명이 배치됐으나 폭력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독일 국영방송 독일의 소리는 “사람들이 서로 음식과 플래카드, 전단지 등을 나눠 줬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춤을 추는 사람도 있었다”며 축제 같았던 집회 분위기를 전했다.

 해외 언론은 다양한 아이디어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새로운 집회 방식에도 주목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오후 8시 정각부터 1분간 이어진 ‘저항의 1분 소등’을 소개하며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수많은 촛불을 일제히 껐다가 다시 켜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높은 한국에서 촛불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새로운 집회 시위 모습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한국의 외교정책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보도도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한국의 정치 드라마가 정부를 마비시키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한국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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