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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낮추고 대출금리는 껑충… 얄밉게 돈 버는 은행들

입력 | 2016-11-29 03:00:00

국민-신한 등 우대이율 1%P 인하… 주택대출 금리는 0.44%P 올려
ATM이용 등 각종 수수료도 인상… “손쉬운 장사만 계속” 비판 나와




 

은행들이 예금 금리는 낮추면서 각종 수수료는 새로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대출 금리는 빠르게 올려 고객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은행이 차별화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어려워 손쉬운 금리와 수수료 장사에 매달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10일부터 입출금통장 ‘KB★Story통장’과 ‘KB연금우대통장’에 적용하던 우대이율을 1%포인트 인하한다. ‘KB사랑나눔통장’의 기본이율도 1%에서 0.5%로 낮춘다. 신한은행도 12월 19일부터 ‘U드림 Ready高 통장’의 우대이율을 1.2%포인트 인하할 방침이다.

 새로 내야 하는 수수료도 생겼다. 국민은행은 다음 달 19일부터 자기앞수표를 발행할 때마다 장당 500원의 수수료(정액권 제외)를 받는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해 다른 은행으로 돈을 보낼 때 내야 하는 수수료를 250원(영업시간 이내, 10만 원 초과 기준) 올렸다. 영업시간 외에 타행 ATM을 이용해 현금을 인출할 때도 수수료가 200원 올랐다. 올해 초부터 신한, KEB하나, NH농협 등도 각종 수수료를 신설하거나 인상해 왔다.

 은행들은 이 같은 금리 인하나 수수료 인상에 대해 ‘요금 체계의 정상화’나 ‘현실화’라고 설명한다. 시장 금리가 떨어졌는데도 일부 입출금통장에 제공하던 우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ATM도 2011년 금융 당국의 압박으로 수수료를 50%까지 인하했기 때문에 유지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은행들이 이자 및 수수료 이익 확보에만 매달리며 손쉬운 장사를 계속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은행이 수수료를 통해 벌어들인 이익은 3조4000억 원에 이른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의 이자이익은 올 3분기(7∼9월) 8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빠르게 올리고 있다.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등 시중은행 4곳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 평균은 8일 이후 25일까지 0.44%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최고 금리도 이달 들어 0.1∼0.2%포인트씩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정할 때 붙이는 가산금리도 1년 사이에 0.42%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이들 은행의 2015년 10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신규 취급 기준) 평균 금리와 올해 10월 평균 금리를 비교한 결과다. 은행들이 구체적인 산출 내역이 공개되지 않는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이자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면서 은행이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