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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우병우 장모에 차은택 지원 부탁”

입력 | 2016-11-29 03:00:00

[최순실 게이트]차은택 변호인 ‘3인 골프모임 대화’ 공개
“문화관련 일 많이 할 사람으로 소개… 장모, 당연히 도와드린다고 화답”
민주당 “우병우 즉각 구속 수사해야”




 최순실 씨(60·구속 기소)가 골프 모임에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의 장모에게 “차은택 씨(47·구속 기소)를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차 씨 측의 ‘장외 폭로’로 골프 회동에 이어 실제 청탁이 오간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우 전 수석과 최 씨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더욱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차 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는 28일 “2014년 6월 초 차 씨가 최 씨로부터 ‘기흥컨트리클럽(CC) 여사님’이라며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대표(76)를 소개받아 골프를 친 뒤 대화를 나눴다”며 “최 씨가 김 대표에게 차 씨를 가리켜 ‘문화 쪽 일을 많이 할 사람이니 도와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대표는 “당연히 도와드려야죠”라며 화답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잘 봐달라’는 말은 인사치레 내지 ‘덕담성 발언’이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세 사람의 대화는 의미심장하다. 그간 우 전 수석 측은 ‘최 씨의 추천을 받아 청와대에 입성했다’는 등 의혹에 대해 최 씨와의 관계를 부인해 왔지만 차 씨 측 주장대로라면 우 전 수석의 장모와 최 씨가 깊은 교분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15일 본보에 골프 회동에 대한 첫 보도가 나간 뒤 김 변호사는 27일 차 씨 기소 직후 “세 사람이 골프 모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세 사람이 이같이 골프를 치고 대화를 나눈 시기는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내정된 2014년 5월 12일로부터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때다.

 차 씨가 검찰에 체포되기 직전엔 “우 전 수석을 모른다”고 했지만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차 씨가) 우 전 수석의 명함을 보여주면서 ‘우리를 봐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폭로한 것도 ‘최순실-차은택-우병우’ 삼각 고리를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도 “골프를 친 것 자체가 직접적 범죄 혐의에 연관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수사 필요성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며 향후 수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골프 모임 후 차 씨는 그해 8월 대통령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에 임명된 뒤 정부 관련 문화 사업이나 대기업 광고 수주 등 이권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민주주의 회복 태스크포스(TF)는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 전 수석이 2013년 5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약 1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며 벌어들인 순소득이 6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황제 변호사의 억대 수임료를 밝혀내 즉각 구속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김민·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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