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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볼 피플] KDB생명의 반전…언니들이 나섰다

입력 | 2016-11-30 05:45:00

KDB생명 조은주-한채진(오른쪽). 사진제공|WKBL


조은주·한채진 부상에도 솔선수범
“후배들은 이기면서 전성기 누려야”


KDB생명은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에서 4승5패를 기록 중이다. 5할에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최근 5시즌 중 가장 좋은 페이스다. KDB생명은 2012∼2013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4시즌 동안 140경기에서 40승100패를 기록했다. 2014∼2015시즌에는 고작 6승(29패)밖에 거두지 못했던 사실을 상기하면 올 시즌 출발은 ‘장족의 발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KDB생명의 이 같은 선전에는 조은주(33), 한채진(32) 등 이른바 ‘언니’들의 헌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조은주와 한채진은 최근 얼굴에 상처가 하나씩 생겼다. 조은주는 26일 KEB하나은행전 도중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하다 눈 부위를 긁혔다. 왼쪽 눈 밑에는 퍼렇게 멍이 들었고, 눈가에는 긁힌 상처가 생겼다. 한채진도 27일 KB스타즈전 도중 상대 팔꿈치에 맞아 이마 왼쪽이 찢어져 피를 흘렸다. 지혈을 한 뒤 다시 코트에 들어선 그녀는 온몸을 날리는 플레이로 팀의 67-59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한채진은 “(조)은주 언니나 나나 하필이면 얼굴에 상처가 생기는지…. 그래도 이겨서 좋다”며 웃었다.

KDB생명은 하위권 탈출을 위해 올 여름 많은 땀을 흘렸다. 조은주는 “최근 몇 년 중 훈련과정이 가장 좋았다. 연습경기를 하면서도 선수들 간의 플레이가 잘 이뤄져서 느낌이 좋았다. 1라운드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대패(46-78)한 뒤 의기소침해지기도 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한)채진이, (이)경은이에게 우리가 함께 더 힘을 내자고 얘기했다. 2라운드에서 우리은행에 또 졌지만(67-70), 1라운드처럼 무너지진 않았다.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4시즌 동안 팀의 침체기를 온몸으로 경험한 둘에게 승리보다 더 반가운 것은 없다. 농구선수들에게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나이가 전성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둘은 전성기를 한껏 누리지 못했다. 팀이 바닥에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기록은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팀이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빛이 나지 않았다. 특히 한채진은 2012∼2013시즌 평균 14.86점·5.66리바운드·2.80어시스트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지만, 팀 성적 때문에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한 채진과 조은주 모두 팀 성적이 좋아야 개인에게도 영광이 따른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채진은 최근 아킬레스건 통증이 심해져 매일 치료를 받아가며 경기 출전을 강행하고 있다. 좋은 흐름을 깨고 싶지 않아서다. 그녀는 “지금 아프다고 쉬고 있을 때가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은주는 “우리(조은주·한채진)는 내리막을 걷고 있지만,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것도 성적이 나야 의미가 있다. 얼굴에 상처가 좀 나더라도 이기기만 하면 좋겠다. 후배들은 이기면서 전성기를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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