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는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전폭적 지원과 효율적 경영을 통해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고 클럽이 됐다. 2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알 아인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원정경기 직후 전북 이철근 단장(왼쪽)과 최강희 감독이 환하게 웃으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 | 전북현대
■ ‘아시아 정상’ 전북현대 집중해부
선수이적시장 때마다 ‘큰 손’ 등장
구단주의 적극 지원…성장 자양분
이철근 단장 틈틈이 佛 리옹 방문
효율적 투자·안정 경영 벤치마킹
2006년에 이어 올해 다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전북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특히 지속적 투자를 빼놓을 수 없다. 프로스포츠에서 돈이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최근 K리그도 극심한 경제난의 직격탄을 맞아 신음하고 있다. 전북은 달랐다. 대책 없이 허리띠만 졸라매지 않았다. 그라운드에서 ‘닥공(닥치고 공격)’을 펼치듯, 환경이 어려울수록 공격적 행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전북 클럽하우스. 사진제공|전북현대
● 모기업의 전폭적 지원과 구단의 호응
모기업 현대자동차부터 구단에 대한 접근법을 달리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은 ‘필요하다면 돈을 아끼지 말고 선수를 영입하라. 인프라 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라’라는 뜻을 밝혀왔다. 완주군에 클럽하우스를 건립할 때도 “기왕이면 최고의 시설, 최상의 모델로 구축하라”고 지시해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구단에 힘을 실어줬다.
잉글랜드, 스페인, 프랑스 등지의 유럽 명문 클럽들을 벤치마킹하면서 산출된 비용은 초기 예산안을 훌쩍 넘어섰지만, 현대자동차는 투자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제 전북의 클럽하우스는 세계 각지의 축구인들이 견학하는 한국축구의 명소가 됐다. 올 9월 한국-중국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을 위해 방한한 60여명의 중국프로축구 고위인사들도 이곳 방문을 주요 일정에 포함시켰다.
구단주의 적극적 지원은 이처럼 전북의 성장에 자양분이 됐다. 매년 겨울과 여름 선수이적시장 때마다 전북은 ‘큰 손’으로 등장했다. 에이전트 업계에선 오래 전부터 “일단 전북이 기지개를 켜야 이적시장이 조금이나마 흔들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사진제공|전북현대
● 효율적 경영으로 만든 K리그 리딩 클럽
워낙 압도적 팀으로 도약하다보니 외부의 공격과 시기도 만만치 않다. 이적시장이 수년째 전북 주도로 흘러가자 일각에선 “전북이 혼자 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전체 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하향평준화’의 논리에 불과하다. 전북은 무작정 돈을 쓰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돈을 가장 가치 있게 쓸 수 있을지’ 고민한다. 선수들을 사오더라도 계약기간 이후까지 염두에 둔다. 간혹 실패할 때도 있지만 대개 제 값을 받고 다음 수순을 밟는다.
모기업의 의존도를 줄이고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철근(63) 단장이 틈날 때마다 MOU(상호협력양해각서)를 체결한 프랑스 리그앙(1부리그)의 명문 올랭피크 리옹을 방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리옹은 프랑스에서 가장 효율적 투자와 안정적 경영을 하는 클럽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북은 이제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 클럽으로 발돋움했다. 상대가 먼저 알아보고 접촉해온다.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UAE) 동계전지훈련 때 치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친선경기는 유럽 각지로 생중계됐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무산됐으나 여름 휴식기에는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가 방한해 전북과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벌이려고 했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세계 각지의 팀들과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비수도권의 지역적 한계도 있고,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그만큼 채우고 성장시키며 만들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