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 공판서 ‘포괄적 해법’ 제시… 檢, 신현우 前대표에 징역20년 구형
“내 아이를 내 손으로 4개월 동안 서서히 죽였어요.”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 영상이 시작되자 방청석에는 울음이 번졌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의 인터뷰와 아이들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한 아이들이 코에 호흡기를 꽂고 입원한 사진들을 보여주며 영상은 마무리됐다. 스크린 앞 피고인들은 고개를 떨궜다.
가습기 살균제 해결 기구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책임 주체인 정부와 기업들로 구성된 의사 결정기구다. 단일 제품이 아닌 복수 브랜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가 많아 배상 기준 산정이 까다로운 만큼 포괄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게 옥시 측 주장이다.
옥시는 피해자 배상이 더욱 수월해진다고도 밝혔다. 개별 배상의 경우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홀로 배상책임을 부담하기엔 버거운 편이다. 일일이 피해자들과 만나 협상해야 하는 만큼 배상 절차가 지연되기도 한다. 옥시는 현재 1·2차 조사에서 나온 1·2등급 피해자 183명 중 142명이 배상을 신청해 67명과 합의를 마쳤다. 홈플러스 등 다른 기업들도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습기 살균제 해결 기구 발족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관계 부처의 협조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포함한 제품 제조업체의 배상책임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공급해 온 SK케미칼에 대한 수사 등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최순실 정국’에 가로막힌 국회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특별위원회의 재구성도 시급하다.
한편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옥시 측에 벌금 1억5000만 원을 구형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신현우 전 옥시 대표(69·구속 기소)와 존 리 전 옥시 대표(48·현 구글코리아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20년과 징역 10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