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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불패’ 의학드라마의 완성은 ‘휴머니즘’

입력 | 2016-12-01 06:57:00

의학드라마는 의사들의 성장기를 그리며 휴머니즘에 집중한 이야기로 성공 확률을 키우고 있다. 한석규 주연의 SBS ‘낭만닥터’와 1990년대와 2000년대 의학드라마 열풍을 이끈 MBC ‘종합병원’과 ‘하얀거탑’.(왼쪽 큰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MBC·SBS


■ ‘종합병원’ ‘하얀거탑’으로 본 ‘낭만닥터 김사부’ 인기 비결

종합병원, 인간의 존엄과 가치 담아내
하얀거탑, 권력다툼 속 핀 인간애 표현
낭만닥터, 젊은 의사들 성장과정 공감

한석규 주연의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가 방송 8회 만에 시청률 20% (21.7%·닐슨코리아)를 돌파하며 현재 평일 밤 방송 중인 지상파 방송 3사 드라마 가운데 가장 ‘핫’한 작품으로 떠올랐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전지현·이민호의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17.1%)도 가볍게 제친 수치다. ‘의학드라마=흥행 불패’ 공식이 여전히 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하지만 모든 의학드라마가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올해 여름 방송한 ‘뷰티풀 마인드’는 평균 3%의 시청률로 조기 종영하는 굴욕을 맛봤고, 지난해 ‘블러드’ 역시 역대 최악의 의학드라마로 꼽혔다.

그렇다면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것은 무엇일까. 역대 의학드라마 가운데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는 두 편의 작품에 그 성공 키워드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휴머니즘’이다.

의학드라마의 ‘원조’로 꼽히는 1994년 MBC ‘종합병원’. 종합병원에서 벌어지는 의사들의 긴박한 일상을 소재로 2년 동안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긴박하게 펼쳐지는 수술 장면,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들과 이들을 살리려 애쓰는 의사들의 분투기가 주된 내용이다.

여기서 그치면 그냥 평범한 의학드라마다. 재미뿐만 아니라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의사들의 성장 과정을 그리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이재룡, 김지수, 신은경 등은 1∼2년차 레지던트로 좌충우돌하며 생명윤리를 존중하는 의료인으로 성장해가며 호평을 얻었다.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라는 휴머니즘이 이야기였다.

2000년대 의학드라마의 정점을 찍은 ‘하얀거탑’도 마찬가지다. 김명민과 이선균이 주연한 드라마는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천재 외과의사 장준혁(김명민)의 권력을 향한 욕망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환자를 살리기보다 병원의 권력을 차지하려는 암투가 빗대는 현실의 이야기와 결국 그 속에서도 꽃피는 인간애의 희망을 밀도 있게 그린 덕분이다.

이후 우후죽순으로 의학드라마가 등장하며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사람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 성공의 주 요인임을 최근 ‘낭만닥터 김사부’가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권력과 돈에 굴하지 않는 한 의사가 시골 병원에서 인술을 펼치고, 그의 제자를 자처하는 젊은 의사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큰 틀 안에 담아내며 시청자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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