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1년만에 사장단 회의
“자기반성 가슴에 품고 이자리 서… 4차 산업혁명 준비 서둘러야”
롯데 “면세점 사업 차질없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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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사장단 회의는 통상 매년 상반기(1∼6월)와 하반기(7∼12월)에 두 차례 열린다. 올해 상반기에는 검찰 수사로 취소됐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2월 이후 1년여 만에 열린 것이다.
오후 1시 50분 신 회장이 회의장 입구에 들어서자 수십 명의 기자가 몰려들었다. ‘K스포츠재단에 준 70억 원이 뇌물 성격인지’, ‘면세점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는지’를 물었지만 신 회장은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또 최근 롯데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롯데그룹은 국민과 여론으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다”라며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 (지탄의) 결과에 대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반성의 표시임과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 자기반성을 가슴에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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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올해 최악의 위기를 맞은 롯데가 생존 자체를 고민하며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새롭게 변해야만 한다는 자기반성을 가슴에 품고 이 자리에 서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장단에 중국 주역에 나오는 ‘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 통즉구(通則久)’라는 문구를 인용해 관행을 고치자고 주문했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결국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신 회장은 위기를 디지털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산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인 만큼 그룹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꿀지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날 롯데그룹은 지난해 9월 출범한 기업문화개선 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더 좋은 기업 첫걸음을 내딛다’를 사장단에 나눠주기도 했다.
○ 면세점 사업은 차질 없이 추진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심사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면세점 탈환은 내년 4월 창립 50주년 행사와 함께 공식 개장하는 롯데월드타워의 핵심 프로젝트다. 하지만 검찰이 면세점 로비 의혹을 수사하며 안갯속에 휩싸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4조 원을 들여 지었는데 면세점이 없다면 관광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계획이 무너진다”라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이새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