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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흥행·문화 세 토끼 잡기…전북의 ‘100년 클럽’ 프로젝트

입력 | 2016-12-01 05:45:00

전북현대는 올해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40만 관중 돌파에 성공하며 지역민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확인했다. 전북은 ‘팬도 구단이 키워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지역과 지속적인 스킨십을 펼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아시아 정상’ 전북현대 집중해부

올해부터 2차 마스터플랜 착착 진행
관중 40만 돌파 축구문화 완벽 정착
자생력 강화 선순환 구조 구축 숙제


전북현대는 10년 새 2차례나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같은 기간 K리그(클래식)는 4차례 제패했다. 어느덧 K리그를 대표하는 최강 클럽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과정 없는 결과는 없는 법이다. 오늘의 영광을 누리기까지 전북은 숱한 시행착오 속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은 패기와 흔들림 없는 마스터플랜을 토대로 꾸준히 안팎의 도전을 이겨냈다. 전북의 오늘과 내일, 그 밑바탕이었던 과거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주>.


“지금의 환희도 1분 뒤면 과거다!”

“우승하면 딱 사흘 좋더라!”

전북현대 최강희(57) 감독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전북은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을 따돌리고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2006년 이후 통산 2번째 위업이다. 전북은 12월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권까지 확보해 기쁨이 배가됐다.

그러나 전북은 오늘의 영광을 벌써 잊었다. “팀을 만드는 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최정상에 있을 때 미리 대비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공들여 쌓은 탑은 모래성처럼 사라진다”는 것이 최 감독의 지론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인터 밀란(이탈리아) 등 한 시절을 풍미한 유럽 명문 클럽들도 마찬가지였다. 안주하다가 추락한 팀들은 몸부림을 치며 재도약을 꾀하지만 쉽지 않다.

창단 22주년을 맞은 전북은 올 시즌부터 2차 마스터플랜을 시작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시행한 ‘비전 2015 프로젝트-10년 대계’에 이은 ‘5년 주기’ 프로젝트다. 당시 핵심 과제가 ▲K리그 우승(성적) ▲클럽하우스 건립(인프라) ▲유소년 시스템 구축 등 3가지였다면 지금은 ▲자생력 강화 ▲뿌리내리기(지역정착)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00년 클럽’을 향한 두 번째 행보에선 성적, 흥행, 문화 등 3가지가 핵심 과제다.

스포츠동아DB


전북은 이미 뜨거운 열기를 음미해왔다. 최소 1만 명의 팬들이 꾸준히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 녹색전사들을 응원해왔다. 올해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40만 관중 돌파에 성공했다. K리그만 30만 관중을 넘겼다. 19일 알 아인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홈 1차전에는 3만6000여명이 입장했다. ‘인구 프리미엄’이 없어 더 값지다. 전주시민이 65만여명(2015년 기준)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임에 틀림없다. 축구인들은 “전주에는 확실히 축구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도 안주할 수는 없다. ‘홈경기 평균 3만 관중’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지금의 영화는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신기루이기도 하다. ‘필요하다면’을 전제로 ‘팬도 구단이 키워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지역과 지속적인 스킨십을 펼치고 있다.

물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다양한 라이선스 상품 판매, 지역스폰서 확대유치 등 효율적 경영으로 모기업 의존도를 최소화하는 작업은 오래 전 시작됐으나, 루트가 몹시 한정돼 있다는 것은 전북의 큰 고민거리다. 아직까지 돈을 끌어들이는 구조의 8할이 선수이적시장에 국한돼 있다. 그나마도 선수 영입에 막대한 자금을 퍼붓는 중국의 시장 환경이 달라지면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 ‘오일머니’로 상징되는 중동도 과거처럼 엄청난 돈을 축구에 투입하진 않는 모습이다.

전북 이철근(63) 단장은 “적자폭을 줄이며 얼마간 흑자 경영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어디까지나 ‘반짝 자생’일 뿐이다. 매 순간 돈이 돌고 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결국 수년 내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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