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수사팀장으로 특검 합류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중용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가 2013년 10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수사 외압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013년 10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은 크게 술렁였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 조작과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한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56·사법연수원 23기·현 대전고검 검사)의 ‘폭탄 발언’ 때문이었다.
같은 해 4월부터 수사팀을 이끌었던 윤 부장검사는 10월 팀장 직무에서 배제됐다. 지휘 라인에 사전 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 체포 및 자택 압수수색을 강행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도록 공소장을 변경했다는 게 이유였다. 직무 배제 나흘 뒤 국감장에서 윤 부장검사는 수사 외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된 마당에 사실대로 말하겠다”며 보고 경위와 외압 정황을 모두 털어놨다.
그러던 그가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박영수 특검(64·사법연수원 10기)호(號)의 수사팀장으로 중용돼 대형 수사 무대로 복귀했다. 박 특검은 법무부와 검찰에 윤 부장검사의 특검팀 수사팀장 파견을 요청했다고 1일 밝혔다. 특검팀 수사팀장은 수사팀에 파견될 20명의 현직 검사를 이끈다. 이번 특검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중요한 역할이다. 박 특검은 “처음에는 윤 부장검사가 사양했지만 같이 수사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후배이기 때문에 제가 아주 강권했다”고 말했다. 윤 부장검사는 하루 전까지만 해도 특검팀 파견 요청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부장검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우려된다는 질문에 박 특검은 “복수 수사를 한다거나 그런 것은 영화나 삼류소설에 나올 이야기지 그런 사람이면 뽑지도 않았다. 수사로 얘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 특검과 윤 부장검사는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수사를 함께했다. 박 특검은 대검 중앙수사부장, 윤 부장검사는 평검사로 수사에 참여했다. 최재경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당시 대검 중수1과장이어서 세 사람이 대통령 수사를 두고 ‘창과 방패’로 다시 만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윤 부장검사는 대검찰청 중수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지낸 손꼽히는 ‘특수통’ 검사다. 변양균·신정아 사건, C&그룹 사건 등을 수사했고, LIG그룹의 기업어음(CP) 사기 사건을 수사할 땐 LIG그룹의 3부자를 모두 기소했다. 2012년 말 특수부 검사들이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검란(檢亂)’ 사태 때 선봉에 섰던 ‘강골 검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