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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초 댓글수사 항명… ‘돌아온 칼잡이’ 윤석열

입력 | 2016-12-02 03:00:00

[최순실 게이트]수사팀장으로 특검 합류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중용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가 2013년 10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수사 외압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수사팀 검사들은 트위터 글을 보고 분노했다.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검사의 본모습이면 이런 보고를 받았을 때 수사를 해보자고 해야 하는데….”

 2013년 10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은 크게 술렁였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 조작과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한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56·사법연수원 23기·현 대전고검 검사)의 ‘폭탄 발언’ 때문이었다.

 같은 해 4월부터 수사팀을 이끌었던 윤 부장검사는 10월 팀장 직무에서 배제됐다. 지휘 라인에 사전 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 체포 및 자택 압수수색을 강행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도록 공소장을 변경했다는 게 이유였다. 직무 배제 나흘 뒤 국감장에서 윤 부장검사는 수사 외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된 마당에 사실대로 말하겠다”며 보고 경위와 외압 정황을 모두 털어놨다.

 윤 부장검사는 이 사건으로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2014년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올해 초 검찰 인사에서도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받았다. 그는 수사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는 검찰 안팎에서 이론이 거의 없지만 2013년 수사 당시 직속상관인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 항명 파동을 일으킨 것은 그의 검사 경력에 오점으로 남아 있다.

 그러던 그가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박영수 특검(64·사법연수원 10기)호(號)의 수사팀장으로 중용돼 대형 수사 무대로 복귀했다. 박 특검은 법무부와 검찰에 윤 부장검사의 특검팀 수사팀장 파견을 요청했다고 1일 밝혔다. 특검팀 수사팀장은 수사팀에 파견될 20명의 현직 검사를 이끈다. 이번 특검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중요한 역할이다. 박 특검은 “처음에는 윤 부장검사가 사양했지만 같이 수사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후배이기 때문에 제가 아주 강권했다”고 말했다. 윤 부장검사는 하루 전까지만 해도 특검팀 파견 요청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부장검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우려된다는 질문에 박 특검은 “복수 수사를 한다거나 그런 것은 영화나 삼류소설에 나올 이야기지 그런 사람이면 뽑지도 않았다. 수사로 얘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 특검과 윤 부장검사는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수사를 함께했다. 박 특검은 대검 중앙수사부장, 윤 부장검사는 평검사로 수사에 참여했다. 최재경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당시 대검 중수1과장이어서 세 사람이 대통령 수사를 두고 ‘창과 방패’로 다시 만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윤 부장검사는 대검찰청 중수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지낸 손꼽히는 ‘특수통’ 검사다. 변양균·신정아 사건, C&그룹 사건 등을 수사했고, LIG그룹의 기업어음(CP) 사기 사건을 수사할 땐 LIG그룹의 3부자를 모두 기소했다. 2012년 말 특수부 검사들이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검란(檢亂)’ 사태 때 선봉에 섰던 ‘강골 검사’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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