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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상만 “청와대 관저 파우더룸에서 朴대통령 진료했다”

입력 | 2016-12-02 03:00:00

[최순실 게이트]공식진료 공간인 의무실外 이용 확인
“나는 진료만… 주사는 간호장교가”
“靑행정관이 대통령 혈액 가져와 면역력 수준 진단검사 실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 내에 위치한 일명 ‘파우더룸’에서 주사제 처방 등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본보 11월 29일자 A10면 참조). ‘비선 진료’ 의혹을 받은 대통령 자문의 김상만 씨(전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사진)가 1일 채널A-동아일보 취재팀에 이같이 밝혔다.

○ 새로 드러난 사실들…“파우더룸 이용”

 김 씨는 대통령 진료 장소를 묻는 질문에 “의무실이나 관저 내 파우더룸, 둘 중 한 곳에서 진료를 해왔다”고 밝혔다. 차움의원 진료기록부에 적은 ‘청’은 청와대 의무실을, ‘안가’는 관저를 의미한다고도 덧붙였다. 대통령 공식 진료 공간은 청와대 의무실이다. 앞서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의료 시술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박 대통령은 관저에서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안봉근 당시 비서관이 전화를 걸어와 ‘청와대로 들어와 줄 수 있느냐’고 해서 들어가기 시작했다”며 “당시 김원호 의무실장(현 연세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이 박 대통령과 사이가 좀 안 좋았다. (청와대에) 들어가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의무실에 근무했던 조모 간호장교에 대해서는 “조 대위가 주사를 잘 놨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내 앞에서 주사를 맞으신 적은 없다”며 “난 진료만 하고 주사 맞을 때는 직접 (간호장교가 주사를) 들고 들어갔다. 박 대통령이 업무가 끝나고 맞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맞춰지는 퍼즐…혈액검사 이유 나와

 김 씨는 2013년 9월 박 대통령의 혈액을 차움의원에서 검사한 이유에 대해 “‘자연살해세포 활성도(NK cell activity)’ 검사를 하기 위해서였다”며 “서울지구병원에서 검사를 할 수 없어 외부에 의뢰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검사는 인체 면역 세포 중 하나인 자연살해세포의 활성도를 측정해 면역력 수준을 진단하는 것이다. 검사 비용은 10만∼20만 원 수준. 차움의원 등 고가의 건강검진 전문병원에서 주로 했지만 올 7월 건강보험이 적용돼 검사 의료기관이 늘고 있다.

 그는 박 대통령의 혈액 반출 과정에 대해 “청와대 행정관이 혈액을 차움의원 1층으로 가지고 왔다”며 “간호사가 당황하며 받아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 행정관의 정확한 신상에 대해서는 “이름은 모른다. 남자였던 걸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박 대통령이 2013년 2월 대통령 취임 후에도 청와대 공식 진료가 아닌 외부 병원을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올해 설 무렵 박 대통령이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나도 따라갔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측도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차움의원에서 박 대통령을 가리키는 가명 ‘길라임’이라고 적힌 기록이 대통령 취임 후에도 등장하는 점에 대해 “옛날에 박 대통령을 검사한 기록을 식단 처방을 하는 후배 의사에게 전달해 대통령의 식단을 짜 달라고 부탁하면서 남은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실제 내원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런 부탁을 한 이유는 “박 대통령이 영양제나 약 같은 걸 잘 못 먹는다. 그래서 식단으로 조절해 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유독 비타민주사, 영양주사 등을 자주 처방받은 점도 약 복용을 기피하는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씨는 박 대통령이 가려움증을 겪었다는 진료기록에 대해 “주사제에 따른 부작용이기보다는 박 대통령이 원래 아토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신아람 채널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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