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GNI, 2개분기 연속 뒷걸음… IMF “韓 내년 성장률 3% 밑돌것”
국민들의 실제 호주머니 사정을 반영하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개 분기 연속 뒷걸음쳤다. 올해 3분기(7∼9월) 경제 성장률은 종전 잠정 집계해 발표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떨어진 0.6%에 그쳤다. 대내외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NI는 전 분기보다 0.4% 감소했다. 올 2분기(―0.4%)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과 수출 부진으로 교역 조건이 나빠진 결과로 풀이된다. 실질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총합에 교역 조건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준다. 2008년 금융위기 때 3개 분기 연속 감소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금융위기 같은 대형 충격이 없었는데도 저성장 국면이 길어져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다.
또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10월 발표된 속보치(0.7%)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9월 들어 건설 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고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한편 코시 마타이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1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한국 경제 리뷰 세미나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3.0%)를 아마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지부진한 구조개혁 때문에 한국 경제의 중장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게 이유다.
그는 △높은 가계부채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 △여성 및 젊은층의 노동시장 참여율 저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의 노동생산성 △내수와 서비스업 주도형으로의 경제구조 전환 지연 등을 한국 경제의 위기 요소로 지목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황인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