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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생선가게 주인까지… 안먹고 안쓰고 모은 돈 아낌없이 쾌척

입력 | 2016-12-03 03:00:00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총 1365명




 아너 소사이어티는 2007년 12월에 출범했다. 회원 자격은 5년 이내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정하거나 누적해서 1억 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이다. 2일 현재 회원수는 1365명이고 누적기부액은 1452억 원. 사실상 첫해인 2008년에는 6명에 불과했으나 그 다음해부터 11, 31, 54, 126, 210, 272, 302명씩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353명. 가파르게 회원이 늘고 있다.

 직종별로는 기업인이 634명으로 가장 많고(46.4%), 그 다음이 전문직 195명(14.3%). 두 직종을 합쳐 60%가 넘는다. 자영업자 91명, 법인과 단체 임원 58명, 공무원 25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방송 연예인은 17명, 스포츠스타는 16명이다. 익명을 포함한 그 밖의 회원이 329명이고, 고인이 된 회원도 31명이 있다. 연령별로는 50대(35.2%), 60대(31.6%), 40대(12.8%) 순.

 아직은 재력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개인 기부가 느는 것은 의미가 있다. 사랑의열매의 경우, 지난해 개인 대 기업 기부의 비율은 35 대 65였다. 30 대 70에서 조금 개선됐다고는 하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선진국의 개인 기부율은 보통 80%대. 고무적인 것은 최근 ‘평범한 기부자’도 늘고 있는 것. 이들의 합류는 나눔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데 좋은 기폭제가 될 수 있다.

 2014년 11월에는 월급 120만 원을 받는 한성대 경비원 김방락 씨(69)가 1억 원 기부를 약정하고 지난해 8월 그 약속을 지켜 감동을 줬다.

 이성래 씨(51)는 논산 강경읍에서 작은 생선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꾸준한 기부로 먼저 회원이 됐는데, 7월에는 암투병 중인 아내 최상의 씨(46)의 이름으로 다시 1억 원을 기부해 부부 회원이 됐다.

 광주광역시에서 철물점 점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자신의 철물점을 갖고 있는 남장희 씨(69). 먹고 살 만해지니 부모님이 이미 세상을 떠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20년간 경로당 기부를 해왔다. 2014년에 1억 원 기부를 약정하고 지난해 완납했다.

 기부는 주위를 감동시킨다. 먼저 감동하는 것이 가족이다. 2일 현재 가족 회원은 부부 95쌍을 포함해 119가족 259명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는 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길 회관 내에서 나눔문화센터를 개소했다. 센터 2층에는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의 명패를 붙인 명예의 전당도 있다.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기부 계기가 무엇이든, 어떤 식으로 기부금을 마련하든 아너 회원이 된다는 것은 발상을 크게 전환해야 가능한 일이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 내 돈은 남의 돈보다 훨씬 귀하다는 생각, 굳이 나까지 나서서 남을 돕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먼저 버려야 한다. 우리는 그걸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부른다. 그 맨 앞에 아너 소사이어티가 있다.

심규선 대기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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