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내년 400조 슈퍼예산 확정
여야가 400조 원대(세출 기준)의 내년도 예산안에 합의해 3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본예산 기준으로 한 해 나라살림이 400조 원을 넘는 것은 2017년이 처음이다.
국회는 2일 오후까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통해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400조7000억 원에서 이른바 ‘최순실표 예산’을 대폭 감액하는 대신 복지와 국방 예산 등을 증액했다. 당초 여야는 헌법이 정한 시한(2일) 내 예산안을 의결하려 했지만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 규모를 놓고 합의가 늦어져 시한을 넘겼다.
최근 몇 년간 국회 예산안 처리 과정의 단골 쟁점이던 누리과정 예산은 앞으로 3년 동안 별도의 ‘돈 주머니’인 특별회계를 설치해 집행하기로 했다. 매년 4조 원 정도 들어가는 재원은 시도교육청으로 내려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중앙재정 8600억 원을 더해 마련하기로 했다.
야당이 ‘부자 증세’의 일환으로 요구한 법인세 인상은 이번에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1∼6월)에 여야 간 증세(增稅) 논쟁이 재점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법인세 인상은 향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워 정권을 잡은 뒤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유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