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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그룹 ‘수주 산타’ 오시네

입력 | 2016-12-05 03:00:00

미포조선, 獨서 LNG벙커링선 1척 계약… 현대重, 이란서 컨테이너선 등 10척 유력




▲ 11월 30일(현지 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현대미포조선과 독일 베른하르트슐테사와의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수주계약식이 열렸다. 계약식에 참석한 강원식 현대미포조선 노조위원장(앞줄 오른쪽), 박승용 현대중공업그룹 선박영업부문장(앞줄 가운데), 크리스티앙 브로이엘 베른하르트슐테 탱커용선부문 사장(앞줄 왼쪽).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현대미포조선이 노동조합의 도움으로 선박을 수주했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이 분사(分社) 문제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독일 베른하르트슐테사(社)로부터 7500m³급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1척을 수주했다”며 “계약에는 1척의 옵션이 포함돼 있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4일 밝혔다. LNG 벙커링선은 LNG 추진선에 LNG를 공급하는 선박. 현대미포조선이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117m, 폭 20m, 높이 10.3m 규모다. 가격은 척당 5000만 달러(약 586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 노조도 힘을 보태

 지난달 30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수주 계약식에는 강원식 현대미포조선 노조위원장이 참석했다. 박승용 현대중공업그룹 선박영업부문장(전무)과 함께 계약식에 참석한 강 위원장은 “우리 회사에 선박을 발주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노조위원장으로서 안정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최고의 품질과 정확한 납기 준수를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베른하르트슐테 측은 “조선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단합된 노사관계를 보여주는 현대미포조선에 큰 신뢰를 갖게 됐다”고 화답했다. 앞서 강 위원장은 10월 노조 소식지를 통해 “당장 내년에 일감이 줄어들 것”이라며 “노사가 합심해 일감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하며, 노조도 일감 확보에 모든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번에 수주한 선박을 2018년 하반기(7∼12월) 베른하르트슐테 측에 인도할 계획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최근 국제해사기구(IMO)가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친환경 LNG를 주요 연료로 쓰는 선박이 크게 늘어나 LNG 벙커링선 발주도 늘 것으로 보고 있다.

○ 같은 그룹 계열사지만…

 현대미포조선은 올 9월 위기 극복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기본급 동결을 주 내용으로 하는 임단협 합의안을 도출하고 올해 협상을 마무리했다. 국내외 조선업계가 최악의 수주 가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문제로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비(非)조선 부문 분사 계획을 밝히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올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가 분사 및 구조조정 계획 철회를 입단협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노사는 지난달 30일 열린 60차 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 수주 낭보 이어질지도

 노사 갈등과는 별도로 현대중공업은 이란으로부터 대규모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노르웨이 해운·조선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란 국영선사 이리슬(IRISL)로부터 1만4400TEU(1TEU는 길이 약 6m짜리 컨테이너 1개분)급 대형 컨테이너선 4척과 5만 DWT(재화중량톤수)급 중형 탱커선 6척 등 선박 10척 수주를 앞두고 있다. 계약 규모는 6억5000만 달러(약 7624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인도 시점은 2018년 3분기(7∼9월)부터다.

 현대중공업 측은 “협의는 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은 맞다”고 밝혔다. 수주가 확정되면 현대중공업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후 선박을 수주하는 첫 한국 업체가 된다.

 앞서 현대미포조선은 2008년 이리슬과 17척의 선박 계약을 맺었다가 2011년 경제제재가 시작되면서 16척의 건조가 진행되지 않아 이리슬이 이미 지불한 계약금이 묶여버린 적이 있다. 이번 수주가 이뤄지면 계약금 처리 방안에 대한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