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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진 촛불에 덴 비박, 다시 “탄핵”

입력 | 2016-12-05 03:00:00

232만 사상 최대규모 집회에 선회
29명 “대통령 4월 퇴진 선언해도 여야 합의 실패땐 9일 탄핵 표결”
가결정족수 200명 확보 가능성




청와대 100m 앞까지 진출 3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6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처음으로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교차로까지 진출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청와대 경계와 100여 m 떨어진 이곳은 법원이 행진을 허용한 마지노선이지만 집회 함성은 영빈관과 본관(점선 표시)까지 들릴 정도였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의 열쇠를 쥔 새누리당 비주류가 4일 다시 야권이 주도하는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기로 태도를 바꿨다. 전날 전국적으로 주최 측 추산 232만 명(경찰 측 추산 42만 명)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 촛불집회가 열리자 비주류가 ‘촛불 민심 수용’으로 선회한 셈이다. 비주류의 오락가락 행보로 정국 불안정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박 대통령의 (조기 퇴진) 입장 표명과 별개로 여야가 (퇴진 시점과 방식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비상시국회의는 9일 탄핵 표결에 조건 없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은 이미 여야 협상을 거부한 채 탄핵 드라이브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여기에 여권 비주류가 ‘조건 없는 참여’를 선언하면서 9일 탄핵안 처리는 기정사실이 됐다. 이날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의원은 29명이다. 탄핵안 발의에 참여한 171명을 합하면 정확히 탄핵 가결정족수(200명)인 셈이다. 다만 새누리당 비주류가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는 보장은 없어 가결 여부는 막판까지 예측 불허일 것으로 보인다. 퇴진 시점과 2선 후퇴 여부에 대한 박 대통령의 추가 입장 표명도 변수다.

 이에 앞서 1일 새누리당은 비주류가 참여한 의원총회에서 ‘내년 4월 말 대통령 조기 퇴진, 6월 말 조기 대선’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이후 비주류 내에선 박 대통령이 4월 퇴진을 공식화하면 탄핵안 처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역대 최대 규모 촛불집회에 두 손을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의원은 “국민의 분노가 청와대를 넘어 국회로 향하고 있다.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을 받들고 국민들이 조속히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비주류의 ‘탄핵 표결 동참’ 결정 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론이 깨졌다. 야당과 최대한 협상하겠지만 안 되면 9일 탄핵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집단 불참은 없다.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만큼 양심에 따라 표를 행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남은 닷새간 새누리당 양심세력을 최대한 이끌어내 박 대통령 탄핵 성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길진균·정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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