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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도 공범” 여의도서 첫 규탄집회

입력 | 2016-12-05 03:00:00

[6차 촛불집회]“해체하라” 구호… 달걀 던지기도… 이정현 지역구 순천서 5000명 시위
춘천선 2만명 모여 “김진태 사퇴”




찢겨 나가는 ‘새누리당 당명 현수막’ 3일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하며 새누리당 당명이 적힌 대형 펼침막을 찢고 있다. 탄핵 정국에 무책임한 정치권을 비판하는 퍼포먼스였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광장을 뒤덮은 민심의 촛불이 이제 여의도로 번지고 있다. 탄핵 정국의 향방이 정치권에 달린 가운데 분노한 시민들이 3일 국회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나섰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도 주최 측 추산 62만 명이 전국 곳곳의 거리를 뒤덮었다.

 이날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새누리당 규탄 시민대회가 열렸다. 6차까지 이어진 주말 촛불집회 가운데 사전 집회를 여의도에서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누리당은 최근 ‘4월 박근혜 대통령 퇴진-6월 조기 대선’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 자리에 모인 시민 약 3000명(주최 측 추산)은 2시간 넘게 “새누리당도 공범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당사 건물에는 ‘국민 여러분, 한없이 죄송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국정을 수습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지만 분노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라는 외침 뒤에는 ‘새누리당 해체하라’라는 구호가 뒤따랐다.

 어머니와 함께 집회에 나온 대학생 김기민 씨(22)는 “대통령이 물러설 시기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거쳐 정해야 한다”라면서 “정치인들은 국민의 뜻에 따라 탄핵안 표결을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박근혜 국정 농단 공범 새누리당’이 적힌 대형 현수막을 시민들이 손으로 찢는 퍼포먼스를 준비하기도 했다. 미리 구멍을 뚫어 놓은 현수막이 수십 조각으로 찢기는 데는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격분한 일부 시민은 당사 건물을 향해 날달걀을 던지기도 했다. 시민들은 여의도 일대를 행진한 후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촛불집회에 동참했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열린 촛불집회 가운데서도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에서 시민들의 분노가 유독 거셌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지역구인 전남 순천시에서는 주최 측 추산 5000명(경찰 추산 1500명)이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촛불집회에는 ‘박근혜 퇴진’ 외에 ‘이정현 대표는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이후 횃불을 밝히며 1시간 동안 도심을 행진했다.

 “촛불은 바람 불면 다 꺼진다”라고 말했던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지역구인 강원 춘천시에서는 주최 측 추산 2만 명(경찰 추산 3000명)이 모였다. 시민들은 박 대통령 퇴진과 함께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며 행진을 이어 갔다. 1일 박 대통령이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찾았던 대구에서도 이날 주최 측 추산 5만 명이 모였다.

 누리꾼들도 새누리당 의원 연락처를 공유해 항의 전화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보내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탄핵안 2일 처리에 반대했던 국민의당도 공격 대상이 됐다. 한 누리꾼이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후원 계좌에 욕설을 뜻하는 ‘18원’을 입금한 뒤 인터넷에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차길호 kilo@donga.com / 순천=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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